경제·금융

지자체는 "弱달러가 야속해"

서울시등 "외환부채 상환 늦출걸…" 속앓이

달러화 약세로 국내기업들에 환율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큰 아쉬움 속에 환율 급변동을 주시하고 있다. 외화부채(달러화 표시)가 있는 지자체의 경우 달러가 약세(원화강세)를 보일 때는 상환부담이 줄어드는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대부분 부채를 이미 갚아버린 탓에 달러약세에 따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2기 지하철(5~8호선) 건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94년 달러화 표시 외화채권인 양키본드를 발행, 3억달러의 외채를 끌어다 썼다. 당시 국내 금리는 12%대를 넘는 높은 수준이어서 부담이 커 상대적으로 저리인 8%대의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게 유리했기 때문. 시는 이 가운데 1억5,000만달러를 99년 갚은 데 이어 올해 8월 나머지 1억5,000만달러를 상환, 달러 부채를 모두 털어냈다. 8월 상환 당시에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1,300원대를 오르내리는 원화약세(달러강세) 추세여서 되도록 빨리 갚는 게 나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외환시장이 급변, 원ㆍ달러 환율이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자 부채 상환시기를 늦췄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요즘과 같은 급격한 달러약세 현상을 지켜보면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규모이지만 외화부채를 안고 있는 다른 지자체들도 상당 부분을 상환해버려 최근의 급속한 달러약세 현상을 야속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양키본드에 이어 2002년 485억엔 규모의 엔화 표시 외화채권(사무라이본드)을 0.77%의 초저금리에 성공적으로 발행, 지하철 건설자금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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