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ㆍ골판지ㆍ지함 3개 조합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해야 합니다.”
원자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의 제8대 이사장을 맡게 된 류종우 삼보판지 대표는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업계간 양보와 타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지ㆍ골판지ㆍ지함은 일종의 먹이사슬처럼 얽혀 있는 연관 산업이다. 제지는 골판지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원자재이며 지함업체들은 골판지를 활용해 최종 소비재인 종이상자 제품을 만들어 낸다. 류 이사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수급 파동으로 원지 가격이 50% 가까이 인상됐지만 제품 가격에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적자로 조합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다”고 호소했다. 그렇다고 지함업체나 골판지상자를 사용하는 전자ㆍ식음료 등 대기업측에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류 이사장은 최근 제지조합, 지함조합 관계자들과 만나 가격 변동 상황을 서로 미리 알려주고 적절한 수준에서 협의함으로써 공생 노력을 하자고 간곡히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내수 침체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류 이사장은 “골판지 시장은 40%에 육박하는 과잉 설비 때문에 과당 경쟁이 벌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업계 자체적으로 수급 균형을 맞추는 구조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동시에 품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 선진국처럼 기능성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조합 차원에서 지난해 8월 본격 선보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코르피아`(www.corpia.co.kr)를 활성화하는 한편 `마이크로 골판지 개발 사업`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한편 이미 5대, 6대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류 이사장은 이번 정기 총회에서 조합사들의 추대로 다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최근 원자재난으로 골판지 업계가 함께 어려움을 겪게 되자 조합사들이 현재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소방수`로 류 이사장이 가장 적임자라고 인정 했기 때문. 류 이사장은 “조합사들이 가장 힘겨워 할 때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