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한국업체 투자가 지니는 의미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난해초 방한 때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경제위기에 빠진 조상의 나라에 투자해 달라는 요청을 그는 받아들인 셈이다. 전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제국을 건설하려는 야망이 더 앞섰겠지만 경제논리와 함께 피의 논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孫사장의 투자는 또한 한국이 세계인터넷의 핵심거점 중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컴퓨터보급과 인터넷 활용수준은 세계 10위권이다. 이런 엄청난 성장잠재력은 그의 투자를 끌어들인 요인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터넷산업은 급속한 양적 성장은 했지만 기술 및 제품개발력 등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투자는 우리 인터넷관련 산업이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에서 기술과 아이디어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적자를 면치못했던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업체인 두루넷이 나스닥에 상장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슷한 효과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는 한국의 벤처기업은 두루넷의 전례 효과가 기대된다.
孫사장의 약속대로 미국 나스닥, 나스닥저팬등과 연결하는 나스닥코리아가 신설되면 우리 벤처기업들이 세계속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다. 최근 국내업계에서 손정의 신드름 혹은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엄연히 일본 국적인 孫사장의 소프트뱅크가 국내인터넷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않다. 하지만 인터넷과 디지털 산업은 세계적 흐름을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 중심시대의 보호와 규제는 정체와 낙후만이 있을뿐이다. 국내시장을 얼마나 지키느냐는 우리 벤처기업인들의 분발과 노력에 달려있다. 그런 치열한 경쟁속에서 한국에서도 孫사장과 같은 세계적 벤처기업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의 성공비결인 시대의 변화를 읽는 폭넓은 시각과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조하는 도전 의식은 우리 기업인들에게도 요구되는 경영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