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디지털시대 달라진 기업생존전략 2제

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의 사업구조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면서 기존의 의사 결정체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이와함께 스피드경영이 기업경쟁력의 관건으로 대두되면서 복잡한 의사 결정 단계가 담당 팀장에서 최고경영자로 단순화되는 등 내부 결제 과정에 불필요한 간부나 임원들의 형식적인 개입이 사라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인터넷·벤처팀 운영에서 두드러져 팀장이 직접 최고 경영자에게 사업안을 보고하거나 담당 임원의 결제만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벤처사업의 특성상 사업 검토와 결제 과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기본 조직 개편을 통해 스피드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두산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이사대우로 이어지는 기존 임원조직을 올해초부터 사장-부사장-상무의 3단계로 축소했다. 담당임원들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의사결정을 빨리해 인터넷·벤처 시대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인터넷 기반 회사로의 급속한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SK상사도 호봉과 직급 체계를 파괴하고 팀원과 팀장 임원으로만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SK상사 관계자는 『인터넷 사회에서 대리나 과·부장등 직급은 의미가 없다』며 『팀제 운영을 통해 스피등 경영 체제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말 40대 임원 중심으로의 인사 개편을 단행하면서 그동안 복잡한 의사 결정 단계를 담당직원과 임원, 최고경영자로 단순화시켰다. 현대 관계자는 『기존에는 담당직원이 기획 서류를 작성하면서 담당과장, 부장, 임원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취향에 맞는 문구나 양식에 맞추려고 하다보니 기획안 작성 자체가 늦어졌다』고 설명하고 『올들어 내용에 충실하면서 빠른 시간에 보고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기자 LHOON@SED.CO.KR ◎ 개별 사업부 독립성 강화 개별사업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0년대부터 사업부 체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각 사업부에 실질적인 권한을 주지 않던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들어 사업부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 사업부의 매출규모가 수천억 혹은 수조원에 이르는 거대기업의 경우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사업부 자율경영은 필연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회사 내 회사」 체제를 도입한 LG전자는 종전에는 최고경영진의 결재를 일일이 받아야 했던 전략적 제휴, 납품계약, 투자자금 결정 등의 문제에 대해 올해부터는 각 사업본부장이 전권을 행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사업본부가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모든것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구자홍 부회장은 앞으로 미래 사업전략, 해외투자 등 중대한 결정에만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각 사업부가 독자적인 대차대조표를 작성, 자산 및 자본의 흐름까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만들었다. 이형도 삼성전기 사장은 『디지털 시대의 초스피드 경영에 중앙집권형 사업방식은 맞지 않는다』며 『각 사업부가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업부 독립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사업부간 경쟁 시스템을 도입, 지난해 PC카메라 사업에 진출할 때 정밀사업부와 영상사업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품질이 좀더 뛰어난 시제품을 내놓은 영상사업부가 PC카메라 사업을 가져가기도 했다. 또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기존 영업부서를 6개의 「디비전 컴퍼니」로 재편, 독자경영 체제를 만들었으며 현대자동차는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상용차 부문을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 90년대 후반부터 사업부 독립채산제를 도입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립채산제 도입이 각 사업부의 매출과 수익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며 『사업부의 독립성을 강화, 경영효율성을 높이려는 대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관련기사



이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