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당분간 문제없다" 불구 부산發 불안심리 차단 최대 과제

[저축銀 4곳 추가 영업정지] 사태 전망은<br>"도민저축銀 제외 상반기까지 안전" 예상속<br>예금이탈 가속화 이번 주 초가 분수령<br>매물 늘어나 금융지주와 짝짓기 더 빨라질듯

시장불안 요인으로 꼽혔던 부산 계열 3개 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 등이 문을 닫으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큰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 저축은행과 함께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받았던 도민저축은행 등 일부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추가로 영업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세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부산 지역 저축은행 고객들의 동요를 막고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민 제외하고는 상반기까지 안전=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지난 17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이라고 밝힌 도민저축은행 역시 부산 계열 저축은행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이라고 명단이 공개된 만큼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부산2ㆍ중앙부산ㆍ전주 등 부산 계열 저축은행들은 약 7,000억원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저축은행중앙회로부터 18일 긴급하게 500억원을 지원 받았지만 예금인출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이틀 만에 무너졌다. 다만 당국이 5% 미만이라고 밝힌 곳도 업체별로 차이가 있다. 우리와 새누리저축은행은 정부가 오는 2013년까지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해준 곳이어서 현재의 경영지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을 정상화시킨 뒤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곳이어서 부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94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상반기까지는 안전하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그룹의 경우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계열사 전체적으로 약 100억원의 예금이 늘어나는 등 대형 저축은행과 부실 저축은행들과는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부실 저축은행들이 정리가 된 만큼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당분간 안전할 것"이라며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은 전액 보장되므로 불안심리 때문에 예금을 먼저 찾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안정화는 과제=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부산 지역 저축은행 고객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큰불은 잡았지만 부산 지역에서 시작된 불씨가 전국적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과 부산2저축은행은 부산 지역 내 1ㆍ2위 저축은행으로 지난해 말 현재 두 저축은행의 지역내 수신점유율은 약 53%, 대출은 약 44%에 달한다. 부산 지역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산에서 부산 계열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이번 영업정지 사태가 지역 고객들에게는 충격이었다"며 "예금이탈이 가속화될지는 이번주 초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시도 시장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19일 부산2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함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 조기수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과 농협은 부산ㆍ부산2저축은행 고객에 한해 1인당 1,000만원 한도로 긴급자금을 대출해줄 예정이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은 전액보장을 받고 3월4일부터는 1인당 1,5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지급금을 예보가 제공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지주와 짝짓기 빨라질 듯=당장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이 6개나 나오면서 금융지주사들과의 짝짓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대주주가 해당 저축은행을 정상화시키면 영업재개도 가능하지만 현 상황에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거나 대주주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부산(3조7,435억원)과 부산2(3조1,764억원)는 자산만 3조원이 넘고 대전도 1조5,833억원에 달해 자산부채이전방식(P&A)으로 매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형 금융지주사가 아니면 사실상 인수가 어렵다. 우리금융지주가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한 만큼 단순계산으로만 따져도 4대 금융지주가 최소한 하나씩은 부실 저축은행을 떠안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6개와 추가로 중소형 저축은행이 몇 개 더 매물로 나온다고 하면 부실 저축은행이 최대 10개 정도가 생길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소 한 개 이상은 인수해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도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등은 꾸준히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고 일부 보험사들도 수신기능을 갖는다는 장점 때문에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왔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삼화저축은행 매각 때도 일부 증권사와 보험사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매물이 많이 나올 경우 2금융권 회사들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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