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7월 5일] 일본의 환대

"간바레, 간바레(힘내라, 힘내라)." 국내 한 여객선의 취항 행사가 열린 지난 1일 일본 기타큐슈시 모지항에서는 이 여객선의 취항 성공을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높았다. 부산과 모지항을 오가는 이 여객선의 취항식에는 기타하시 겐지 기타큐슈 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의장과 상의 회장 등 지역의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기타하시 시장은 "이번 여객선 취항은 기타큐슈시는 물론 규슈 지방 전체의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이 한국 여객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의 한 인사는 "한국 여객선의 성공을 위해 전 시민이 서포터스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이 여객선의 취항이 기타큐슈에서는 마치 수억달러의 투자유치 행사인 듯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타큐슈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큰 도시다. 미쓰비시화학과 닛산자동차가 위치한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중 하나로 경제대국 일본에서도 기타큐슈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이런 곳이 한국의 작은 배 한척 들어오는 데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곳 주민들은 하루에 적어도 수백명의 한국 관광객을 들여오는 이 배가 지역경제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한껏 기대하는 눈치였다. 이번 취항을 위해 기타하시 시장 이하 현지 관공서 공무원들은 취항 허가부터 선석과 여객 터미널 부지 제공 등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 도와줬다고 한다. '사람이 끓어야 돈이 모인다'는 어찌 보면 단순한 이치를 그들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첨단산업을 유치해야 체면이 서는 것 같은 우리나라의 자치단체장, 공무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 부산~모지항 여객선 노선은 이미 2년 전에 한 국내기업이 참여했다가 몇 달 못 가 그만 둔 적이 있다. 기타큐슈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한국 기업의 성공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첨단기업의 수억달러 투자유치와 같은 폼 나는 일은 아니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성심을 다하는 그들의 자세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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