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보험업 전면개방을 허용할 경우 국내 업계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초 시작하는 FTA 본협상에서 미국은 현재 일부 종목에 한해 개방돼 있는 국경간 거래(cross-border) 계약을 전면 개방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험 부문 국경간 거래는 수출ㆍ입적하, 항공, 선박, 장기상해, 여행자보험, 재보험, 생명보험 종목에 한해 허용돼 있다.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도 국경간 거래 개방이 요구된 적이 있었는데,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사실상 보험 전분야에 대해 국경간 거래를 하도록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윤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험업은 여타 금융산업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의 폭이 작기 때문에 FTA 협상이 끝나면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에 보험사를 설립해 국내시장을 단기간에 상당 부분 점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보험사의 상품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가능해지고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이 고객을 대거 뺏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또 방카슈랑스가 보험산업 보호라는 명목으로 상품판매 범위가 축소된 것에 불만을 제기,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상품 판매규제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미국 은행들이 국내 보험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이외에도 보험중개업 등에 대한 서비스 개방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사정과 보험계리ㆍ위험평가ㆍ보험상담 등 보험 관련 보조서비스 분야도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도록 개방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