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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올해 경영지침은 '호시우보'다. 호랑이와 같은 예리한 시각으로 소와 같은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자는 의미다.
박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농심은 정직, 성실, 믿음에 기초해 내년으로 다가올 창립 50주년을 넘어 새로운 50년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하고 이를 위해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식품기업으로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발전과 세계 1등 상품 개발에 집중해 세계 일류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한 "지난 1985년 농심이 1등 라면 회사로 도약한 이후 30년간 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의 성과에 연연한 타성과 관행을 과감하게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농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겸손한 자세로 변화를 꾀하고 '내가 먼저'라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가져달라고 전 임직원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농심은 2014년 중점과제로는 기존 제품의 △시장지배력 강화 △신사업 조기 안착 △해외시장 확대 등을 선정하고 이에 주력하기로 했다.
우선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기존 제품의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전략이 그 첫 번째다. 농심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전통의 라면브랜드는 물론 '새우깡'·'꿀꽈배기' 등 스낵 브랜드에 대한 신규 소비자층를 발굴해 주력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새우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낵으로 조사됐다.
전국 인기 스낵 상위 20위 안에 농심제품이 7개나 포함될 정도로 농심은 여전히 스낵시장의 강자이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는 야무진 각오다.
특히 지난 한해 식품업계의 화두였던 '모디슈머'를 활용한 마케팅에 충실하고 하모니를 내세워 국물없는 라면 시장 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소비자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는 농심에 가능성을 던져줬다. 지난해 초 TV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짜빠구리' 조리법은 원재료인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두 제품의 매출이 2012년에 비해 22%나 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 다음은 신사업의 조기 안착이 목표다. '강글리오꿀사과커피'의 경우 올해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며 틈새 시장인 기능성 커피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농심은 건강과 웰빙이 식품 개발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 아래 맛, 향, 효능 등 커피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고객들과 공유하기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커피 클래스를 기획하는 한편 이번 설 연휴를 겨냥해 커피 선물세트 제품군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출시 100일 만에 대형마트 생수 점유율 3위를 차지했던 '백두산 백산수'는 이름과 품질을 지금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산모교실에 대규모 샘플링을 하거나 스포츠 마케팅 등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농심은 2014년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눈부실 것이라는 기대다.
농심은 지난 1일부로 '해외시장개척팀'을 신설하고 해외시장을 주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80여개인 수출국을 올해 말까지 100여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한국 라면의 세계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포부다.계획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1987년 처음 수출된 신라면은 26년 만에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최초의 식품 브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이 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 매출을 작년보다 23% 증가한 5억6,000만달러(약 6,000억원)으로 잡았다.
우선 이달 중 호주 시드니에 판매법인을 설립한다. 호주 시장과 가까운 뉴질랜드와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 남태평양 시장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이미 기반을 다져놓은 기존 시장도 확장에 나선다. 중국은 상하이 광저우 톈진 등 동부해안 대도시에서 동북 3성과 서부내륙으로 판매 지역을 넓힌다. 미국에서는 동부의 뉴욕·워싱턴·토론토 등으로 판매 거점을 넓힐 예정이다. 일본은 도쿄·오사카 등에서 시코쿠·나고야 등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판매조직을 강화해 신라면 판매망을 일본 전역에 구축한다.
특약점 기 살리고 협력사와는 공정거래
내년 창립 50주년을 1년 앞둔 농심은 이를 기념하기 보다는 새로운 50년 전진을 위해 특약점, 협력사, 소비자(지역민)와의 협력과 상생의 구도를 보다 확대하고 굳건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웃과 더불어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나누고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농심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올해 농심은 미래 성장의 중요한 기초를 '특약점 기살리기'로 보고 이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지난해 특약점 제도를 대폭 개선해 특약점주 이익 확대에 나선 농심은 올해에도 전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등 지원 인프라 향상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농심은 특약점의 매출 목표를 폐지해 판매장려금의 혜택이 모든 특약점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미연에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영업행위 근절을 위해 정도영업을 회사 복무규정에 명시하는 등 임직원 교육에도 나섰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게 농심은 특약점과의 정도 영업을 위해 각종 제도를 꾸준히 정비해 왔다"고 소개하고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올 한해 미래성장 동반자로서 협력사와의 공정거래에 힘쓸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 협력사에 대한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거래 관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가이드 라인을 제정했다. 또 협력사 임직원에 대한 기술과 교육훈련을 지원하는 등 물심양면의 지원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올해 농심은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의 대상을 더욱 넓혀 이들과의 상생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성장을 위해 지역민에 대한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농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어린이 경제교육'은 연구개발이나 생산, 마케팅, 해외사업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일해온 임직원들이 자신들이 쌓은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이 활동은 지금까지 농심 본사 인근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1만여 명의 아이들에게 건전한 경제개념을 심어주는 데 일조했다.
아울러 농심은 수미감자 농가 일손돕기 활동부터 각 지역별 무의탁 아동, 노인복지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사랑나눔 맛차, 중식제공 자원봉사는 물론, 한강시민공원과 보라매공원 환경정화 캠페인은 물론 각 공장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