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부터 3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불구하고 은행에 예금이 몰리는 현상은 찾아볼 수 없으며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인 은행채 발행을 통해 대출재원을 조달하는데 급급하다.
특히 장기간 `투자 파업중'인 대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뚝 끊은 상태에서 중소기업에 대출에 몰리고 있으나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가격급등이 발발했던 작년 수준이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은행계정의 수신 잔고는 605조9천603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4조880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중 14조5천586억원이 은행계정에서 빠져나간 이후 2월 6조2천876억원,3월 2조2천544억원, 4월 1조9천286억원 등의 수신증가가 이뤄졌으나 1월의 감소분을만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은행의 수신 가운데 정기예금이 올해들어 넉달간 4조62억원 증가했으나 시중은행들의 치열한 특판예금 유치경쟁을 감안하면 신통찮은 성과로 여겨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금리수준으로 볼 때 특판예금이 그렇게 썩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돈을 맡기고 있으며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 돈을 굴리는 층은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이 낮은 금리수준 때문에 자금유치에 고전함에 따라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급급, 1-4월 은행채 발행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규모인 8조원대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여전하며 대기업들은 투자를 위한은행자금 조달을 사실상 올스톱한 상태다.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올해 1-4월에 5천억원 감소, 신규대출보다 기존 대출의상환이 더 많았다.
또 기업의 회사채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1천억원을 기록, 역시 신규발행보다 상환액이 더 많았다.
기업어음 순발행액은 1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2조원에 못미쳤다.
한마디로 은행의 자금이 대기업쪽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6개월미만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 등 금융기관의 단기수신액은 3월말 평잔 기준으로 440조7천억원으로 장기물의 413조6천억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단기물의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능가한 후 올해 4월말 현재 51.6%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은행의 자금중개 순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올해 1-4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이상 풀려나가 부동산시장이 불붙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4천억원을 웃돌았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금리수준으로는 예금은행에 자금이 쏠리도록 할만한 유인이 없으며 한편으로 부동산 부문의 거품을 제거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