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들 해외채권 발행 대거 연기

CDS프리미엄 올초보다 2배이상 급등<br>가산금리도 올라 '달러 구하기' 힘들어<br>대기업도 자금조달 여건 갈수록 악화


국내 금융회사 및 제조업체들의 해외자금 조달금리가 치솟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조달금리도 상승하는 셈이다. 특히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재무건전성이 최악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신용시장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마이런 숄스 박사는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도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씨티그룹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ㆍAIGㆍ도이치텔레콤 등은 이전보다 훨씬 높은 신용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부담하고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CDS 프리미엄 급등=글로벌 금융시장 경색 및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은행과 대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 일로에 있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은행들은 해외자금 조달을 보류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특정 국가와 개별 기업의 부도위험을 따로 떼어내서 사고파는 파생상품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한국물(5년물) 프리미엄은 지난 21일 현재 109bp(1bp=0.01%포인트)로 올해 초(47bp)보다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정부 발행채권의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국내 시중은행과 대기업들의 해외채권 조달금리도 덩달아 오른다. 실제로 산업은행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올해 초 62bp에서 이달 21일에는 152bp까지 치솟았으며 국민은행의 CDS 프리미엄도 같은 기간 동안 75bp에서 202bp까지 상승했다. 한국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해외발행채권의 가산금리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5년물의 경우 올해 초 발행금리는 리보(Libor)에 100bp의 가산금리를 얹어주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300bp의 가산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높은 가산금리를 지불하면서까지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부분의 은행들이 신규 해외채권 발행을 연기하거나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공모시장에서의 해외채권 발행이 힘들어짐에 따라 사모시장에서 채권발행을 검토하거나 달러화 이외의 해외통화 채권발행을 모색 중이다. ◇해외채권 발행 대거 연기=이처럼 국내 은행들이 해외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대출경쟁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부동산경기 위축에 따른 부실채권 우려 ▦국제신용평가기관의 부정적인 신용등급 전망 ▦달러강세 ▦주가하락 ▦은행채 금리 급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자들이 채권매입을 꺼리고 있다”면서 “올해 은행권의 중장기 외화자금 만기도래액은 140억달러에 달하는데 신규 발행이나 차환 발행이 힘들어지자 은행들의 자금운용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6월 초 유로본드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보류한 상태이며 우리은행은 지난달 초 5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채권발행을 추진하려 했지만 시기를 늦췄다. 대기업들도 해외채권 발행금리 급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올해 초 83bp에서 지난주 말 현재 110bp를 넘어섰으며 현대자동차의 CDS 프리미엄도 같은 기간 동안 150bp에서 242bp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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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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