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두 쌍의 부부가 신장을 서로 맞교환, 회생할 수 있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길헌(朱吉憲·47)·임희자(林姬子·44·여), 김학필(金學弼·49)·김수자(金秀子·51·여)씨 부부.이들은 30일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주선으로 서울중앙병원에서 林씨는 金학필씨에게, 金수자씨는 朱씨에게 각각 신장을 기증한다.
신장 맞기증은 남편에게 신장을 기증해줄 대상자를 찾기위해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등록했던 林희자·金수자씨의 혈액형·조직형이 각각 상대방의 남편과 일치하는 믿지못할 우연이 생긴 덕분에 이뤄졌다.
가구점과 중소기업을 경영하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던 두 가정에 각각 찾아온 남편의 만성신부전증 소식은 집안의 웃음을 송두리채 앗아가 버렸다.
朱씨는 97년 8월부터 혈액투석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가족들이 이식에 나섰으나 아내와 아들은 항체반응검사에 부적격으로, 형·여동생은 혈액형이 달라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金씨부부의 사정도 마찬가지. 20년전 왼쪽신장 제거수술을 받은 金씨는 3년전부터는 신장에 이상이 생겨 군복무중인 아들과 딸·아내가 金씨에게 신장을 떼어주기 위한 검사를 실시했으나 조직형이 달라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절망적인 대답을 들었다. 두 부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로 가장 귀중한 선물을 주고받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