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벨금속공업(해외로 뛰는 중기)

◎손톱깎이만 40년… 세계시장 반점유/제품생명좌우 열처리 우수성 인정/자체브랜드 「벨」 1,200만불 수출목표/기술개발중점투자 20여가지 특허·실용신안 보유손톱깎이로 세계 정상에 선 기업이 있다. 바로 천안시 두정동에 소재한 벨금속공업(주)(대표 이희평)이다. 벨금속공업은 현재 1백여개국에 자사 제품을 수출,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벨금속공업의 역사는 국내 제조업의 황무지시대인 지난 54년 5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여타의 품목도 마찬가지 였겠지만 당시 손톱깎이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바로 이시점에서 벨금속공업이 국내 최초로 국산 손톱깎이를 개발, 손톱깎이 제조업의 싹을 발아시킨 것이다. 물론 초창기에는 손톱깎이를 만드는 기계조차 없었다. 드럼통을 잘라 재단하고 용접과 다듬이질을 통해 용접기, 프레스기, 날연마기등의 손톱깎이 제조기계를 손톱깎이와 함께 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금속공업은 「종」표 브랜드로 내수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했다. 현재의 브랜드인 「벨(BELL)」은 지난 74년 변경한 것이다. 초창기 기대밖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벨금속공업은 지난 71년 당시로서는 감행하기 어려운 수출에 나섰다. 내수시장이 워낙 빈약해 새로운 수요의 발굴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벨금속공업은 특히 중소기업의 위상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아래 기술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얼핏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손톱깎이는 어느 품목 못지않게 종합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다. 손톱깎이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금형, 용접, 프레스, 도장, 도금, 열처리등 무려 10여개의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벨금속공업은 현재 손톱깎이 한 품목에 대해서만 20여가지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갖고 있다. 벨금속공업의 손톱깎이는 특히 전반적인 품질의 우수성과 함께 열처리와 관련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손톱깎이 날의 강도가 높아야 손톱을 말끔이 깎을 수 있기 때문에 열처리는 손톱깎이 제조공정의 생명으로 비유될 정도다. 이같은 품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벨금속공업은 수출개시 이후 줄곧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군림해 왔다. 굴곡없는 성장도 함께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실제 벨금속공업은 지난해 9백3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해 지난 95년의 7백80만달러에 비해 19.2%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벨금속공업은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29.0% 늘어난 1천2백만달러의 손톱깎이를 수출할 계획이다. 벨금속공업의 이러한 수출 역사를 더욱 의미있게 하는 사실이 한가지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 벨로 오늘의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이 바로 그것이다. 벨금속공업이 처음 수출에 나섰던 당시만해도 자체 브랜드에 의한 직접 수출은 모험이랄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척박한 경영여건 아래서는 OEM방식의 수출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금속공업이 지금껏 자체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내기보다는 먼장래까지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희평사장은 『OEM은 거래상대방이 거래선을 바꿀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등 피동적으로 끌려다녀야 하지만 자체 브랜드를 통한 수출은 처음 기반잡기가 어려워 그렇지 가장 안전한 수출 방식』이라면서 『제품 및 회사의 이미지 제고, 거래선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운영 등 먼 장래까지 생각한다면 자체 브랜드에 의한 수출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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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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