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박현섭 한영나염 대표

"공장 IT화로 세계최고 날염社 도약"<br>"굴뚝산업도 IT와 만나야 강한 중소기업 될수 있다"<br>디지털염색 장비·산업용 컴퓨터 등 첨단시설 완비<br>작년 역대 최고실적 이어 올해도 매출 200억대로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한영나염 박현섭(48ㆍ사진) 대표의 집무실 한쪽에는 다양한 강의록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다. 박 대표가 최고경영자과정이나 바이오CEO과정, 법무대학원 등 여러 강좌를 부지런히 좇아다니며 새로운 트렌드를 익혔던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 CEO를 맡으며 한 때 극심한 부침을 겪기도 했다"며 "나름 어려움을 겪게 되자 주변을 좀더 돌아보고 회사 경영에 대해 좀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매일 아침이면 임원들에게 자신이 배운 새로운 내용을 전해준다. 그는 "임원들이 농담처럼 '학교에 가자'라며 집무실로 모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중소기업의 인재풀에는 한계가 있고 직원들도 워낙 바쁘다 보니 CEO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파해 회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염이란 대규모 기계가 필요한 장치산업이지만 한 시즌이 3개월 단위로 돌아가고 변화무쌍한 트렌드가 중요하다"며 "원단도 색채도 무늬도 항상 변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장치도 멈춰버리기 마련"이라고 한발 앞선 감각을 강조했다. 최근 박 대표는 정보기술(IT)을 섬유산업에 빠르게 접목시키는 데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만큼 공장 IT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염색업체도 없을 것"이라며 "굴뚝산업도 IT와 만나야 강한 중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영나염의 공장을 둘러보니 일반의 인식과 달리 냄새나 염료로 오염된 폐수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산업용 컴퓨터, 디지털염색(DTP) 장비 등 다양한 IT장비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한영나염은 이미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모든 공정에 적용하고 디자인 데이터베이스도 앉은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당 6억원이 넘는 레이저 제판기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는가 하면 DTP연구소를 만드는 등 첨단 염색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장IT화는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됐고 불필요한 오염물질배출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는 "폐수가 나온다고 해서 염색과정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며"대신 IT화를 통해 굴뚝산업이지만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정을 뜯어고쳤다"고 밝혔다. 근무환경이 개선되자 직원들 사이에서도 활력이 돌았다. 제조현장의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잡은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인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여느 염색업체들과 달리 한번 들어온 직원들이 쉽게 회사를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공장의 IT화로 직원들의 일이 편해지면 품질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선순환 체계가 구축돼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섬유산업과 회사의 미래에 늘 고민하기 때문일까. 한영나염은 국내 섬유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은 요즘에도 오히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 200억대의 회사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한국윤리경영학회에서 선정하는 윤리경영대상 수상업체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박 대표의 꿈은 회사를'세계최고의 날염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최상류층의 여성들을 위한 옷은 아니지만 서민들이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서 200%의 행복을 느끼게 하는 옷"이라며 "한국 섬유산업의 최선봉에 섰다는 긍지를 갖고 최고의 날염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국내 첫 디지털 염색 양산체제… 기술력 뛰어나

●한영나염은 어떤 회사 한영나염은 1964년 창업한 날염 전문업체다. 2세 경영인인 박현섭 대표는 국내 날염산업이 신흥국의 등장과 오염물질 배출로 생존의 기로에 설 것으로 판단해 한발 앞서 경쟁력을키우고 과감한 기술투자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5년 국내 최초로 디지털염색(DTP) 양산체제를 갖췄으며, DTP부설연구소의 연구실적을 기반으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인증을 받는 등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영나염은 업계 전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한영나염은 국내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해 1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내년초 설립될 재단법인 '한영'은 섬유산업 종사자와 그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국내 섬유산업을 제2의 부흥기로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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