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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생활물가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유통단계 축소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현재 최대 7단계인 유통단계를 4단계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과 직거래장터를 방문해 유통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12일 방송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벤처기업인 '알티캐스트'를 방문한 데 이은 두번째 현장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농협 하나로클럽을 둘러보며 물가를 직접 점검한 후 유통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마다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해왔지만 실제 성과를 그렇게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돼지고기 유통단계를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인 프랜차이즈업체의 사례를 언급하며 "직거래 등의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또 도매시장의 운영을 효율화해서 유통경로 간의 건전한 경쟁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농축산물 현지에서는 심할 경우에 밭을 갈아엎을 정도로 낮은 판매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에 밥상 차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농축산 유통구조가 복잡해 (불필요한 부분이) 채소류는 70%, 과일류는 50%에 달하고 결과적으로 작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불만을 느끼게 된다. 이런 유통구조를 꼭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생산자나 소비자가 '(농축산물 가격이 오른 것이) 그럴 수밖에 없구나'라고 이해하는 것과 '우리가 억울하게 사야 된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라며 "인프라가 잘 구축되고 매뉴얼이 있어 합리적으로 투명하게 수급조절이 되면 소비자도 이해하고 생산자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유통단계를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농축산물 수급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며 자리에 배석한 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이 12일에 이어 이틀 연속 현장방문에 나선 이유는 '민생 챙기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물가점검을 위해 통상적으로 방문하는 시장 대신 농협 하나로클럽을 찾음으로써 유통구조 개혁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물가대책 마련에 힘을 실었다.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조 경제수석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 일반적인 유통단계는 7단계이고 하나로마트의 경우 4단계 정도"라며 "직거래장터는 2단계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것인데 품질보증 문제를 해결하는 등 직거래장터 활성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유통단계를 4단계로 축소하기 위해 농협이 농수산물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하나로클럽 정문 입구 주차장에 마련된 직거래장터에서 감자와 딸기ㆍ나물ㆍ돼지고기 등을 직접 구입했다.
박 대통령은 직거래시장을 둘러보며 "가격이 많이 올랐지요? 산지에서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가격도 떨어져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