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들은 회의에서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해 사실상 모두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황 대표는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진·원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볼 생각이지만, 특검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당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최고위원회는 전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회담에서 ‘4인 협의체’를 구성해 ▲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과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신설 ▲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 방향 ▲ 기초단체 정당공천 폐지를 비롯한 정치 개혁 등 3대 의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소집됐다.
당시 회담에서 황 대표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 3~4일 안에 답을 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고위원들은 민주당의 제안을 사실상 ‘특검-특위 일괄 도입’의 변형 판으로 해석하면서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최경환 원내대표는 “특검은 정쟁을 끊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인 만큼 함부로 할 수 없다”면서 “특검을 언젠가 할 수도 있다는 뜻을 풍기면 민주당이 자꾸 더 치고 나올 것”이라며 단호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3가지 제안은 상임위의 권한을 뺏는 것”이라며 “상임위가 있는데 협의체에서 법안과 예산안을 왜 논의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황 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에서 특검 도입 논의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비친 데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회의에서 주로 최고위원들의 생각을 듣는 데 치중했지만 “야당을 자꾸 자극하면 해줄 일도 안 해줄 수 있다”는 의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가 실제 특검에는 부정적이지만 야당과의 협상용으로 특검 논의 카드에 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 문제는) 논의만 해본 것"이라며 "예산안은 (정치현안과)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자신이 주도한 여야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 대표직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설에 대해서는 “전혀(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