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탄 부족한 투신 "사고 싶어도 못산다"

■ 툿니, 베어마켓랠리에도 관망 '왜?'<br>이달 외국인 순매수속 최근 4거래일간 3,000억 순매도<br>자금유입 정체속 랠리 지속땐 오히려 펀드환매 걱정해야


코스피지수 1,200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수급의 ‘주체’로 떠올라야 할 투신권은 정작 매도세를 보이며 시장을 관망하는 데 그치고 있다. 1,160포인트롤 회복한 16일에도 투신은 1,519억원 순매도로 일관하며 상승분위기를 흐렸다. 외국인들이 지난 11월 말부터 매도 규모를 줄이면서 점차 ‘사자’를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현 장세가 대세 반전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기술적 반등 수준인 단기 베어마켓 랠리 수준이어서 투신권이 적극 투자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랠리가 지속될 경우 본격적으로 터져나올지도 모르는 펀드 환매 여부도 투신권의 매수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투신, 베어마켓랠리에도 눈치만=12월 들어 투신권은 뚜렷한 매수세도, 그렇다고 이렇다 할 팔자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은 채 불규칙적인 흐름만 연출하고 있다. 이달 초 6,000억원이 넘는 순매도 공세로 랠리에 찬물을 끼얹더니 이후 2거래일 만에 6,000억원가량 순매수해 단숨에 시장 참가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하루 사이로 매수와 매도를 오가는 두 얼굴을 보여주며 최근 들어 4거래일간 3,000억원 순매도를 했다. 이달 들어 시장을 이끄는 것은 외국인이다. 이미 지난 11월 말부터 매도 규모를 줄이기 시작한 외국인은 12월 들어 확연히 매수세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를 이끌고 있다. 최근 6거래일간 보인 순매수 규모만 6,000억원에 육박하며 올 들어 가장 큰 ‘사자’를 보여주고 있다.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대차잔액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어쨌든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임에 틀림없다. 시장 참가자들은 현 장세에 투신권이 참여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로부터 돈이 유입돼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정체 상황에서는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며 “현 장세는 투신권이 선도적으로 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 운용사의 주식운용팀장은 “단기 목표를 잡고 주식을 사는 것은 괜찮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현 상황이 그리 녹록한 건 아니다”라며 “윈도우 드레싱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큰 의미를 두긴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환매 대비한 소극적 매수세 계속될 듯=투신사들로선 지금의 랠리가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잇따라 유동성 확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증시, 특히 투신권 자금으로 돌아오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투신권의 대규모 매수를 주춤하게 만든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돈을 풀고 있지만 지금의 신용 스프레드를 봐서도 알 수 있듯 기준금리 하락 폭에 비해 돈이 돌고 있지 않다”며 “유동성이 늘어난다고 해도 다들 자기 계정이 묶여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 투신권에 돈이 들어올 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주가 상승은 엄밀히 말하면 유동성 랠리가 아니라 그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단계”라며 “보이는 손(정부)의 정책 효과만으로는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투신권이 ‘사자’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비관적인 시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어차피 바닥에서 올라오는 과정이 펀더멘털로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면 현 장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이 환매 압력 대비 차원에서 매수세를 펴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일관된 매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글로벌 베어마켓 랠리의 순환이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당분간은 투신의 포지션과 상관없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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