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1세기 경영의 새 패러다임

■정보통신·기술혁명이 변화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다. 새해를 맞아 시무식도 올리고 한 해를 통해 달성할 목표를 결의하며 새롭게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특히 올해는 새천년·새로운 세기를 여는 해기 때문에 그 느낌과 각오가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르다. 더구나 기업이라는 실체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기업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누가 먼저 시대의 변화를 파악하고 기업활동을 하느냐가 중대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과 관련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뭐니 해도 정보통신 분야일 것이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정보통신 측면을 가미한다던가, 아니면 하던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정보통신 분야로 진출한다던가, 둘중의 하나를 택해야지 그렇지 못한 기업은 이젠 소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의 주식시장이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시장과 그 밖의 시장으로 양극화돼 있어 이를 이상한 현상이라고 지적들을 하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 다가올 기업환경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21세기는 정보화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듯이 기업이라는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산업사회를 주도했던 철강·자동차·조선 등과 같은 업종들은 이제 성숙기를 넘어 쇠퇴기에 집어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제조된 물품을 원가이상의 가격으로 팔아서 순익을 남기는 식의 기업가치 창출은 고전이 돼 버렸다. 미국경제 활황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는 벤처산업이야말로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벤처산업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영역을 서서히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기술을 바탕으로한 시장에서의 성공 잠재력이 그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들은 기술과 함께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다. ■신속한 결정, 벤처정신으로 돈을 벌면 땅에다 투자하던가, 새로운 자회사를 만들어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지난날의 기업가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들은 벤처기업을 세워 성공하면 거기서 번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 차세대 벤처를 일궈 나간다. 대부분 젊고 패기에 차 있으며,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과거와 같이 자기재산과 일가친척들의 재산을 몽땅 털어 넣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진 기술과 사업성을 만천하에 공개해 투자자들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기업을 운영한다. 때문에 설사 망한다 하더라도 기업가가 깡통을 차게된다던가, 감옥에 까지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언제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계속적인 기술개발을 해 나갈 수 있다. 디지털 혁명과 정보통신의 눈부신 발달로 세상은 가히 초단위로 변해 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이같은 변화를 부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기업가들이 많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동차산업이 21세기를 주도할 산업이라는 등, 아무래도 믿을 것은 부동산 밖에 없다는 등의 얘기가 아직도 들리고 있다. 기업가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는 공간의 필요성도, 이동의 필요성도 없어지는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이 기업을 둘러싼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기업가들은 기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서울경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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