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개념이 변하면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하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 신용등급이 한 곳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선진국은 '투자적격'의 높은 등급을 받고 신흥국은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바트 우스터벨드 이사는 "선진국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신흥국은 상향 조정되면서 국가 간 신용등급 수렴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무디스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거나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인 29개국 가운데 미국ㆍ영국ㆍ스페인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절반 가까이가 선진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무디스는 브라질ㆍ중국ㆍ페루ㆍ터키 등 신흥 12개국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마리 카바나우 이사는 "많은 신흥국에서 과거에는 없던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에서 빠르게 추가적인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FT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무위험' 투자대상으로 여겼던 선진국에 위험이 내재돼 있으며 신흥국에서는 거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선진국보다 수익률이 높고 신용도가 높아진 신흥시장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도 신흥국 채권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신흥국 채권 평균금리를 지수화한 JP모건 EMBI지수는 현재 5.74%까지 상승했지만 이는 지난 2010년의 저점(5.31%)에 비해서는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