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사동 터줏대감' 중견 화랑이 사라진다

경기침체로 공평아트·갤러리상 등 잇달아 폐업<br>젊은 작가 전시공간 사라져 미술시장 양극화 우려

국내 미술가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사동에서 중견 대관화랑들이 속속 폐업하며 미술계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오는 5월 폐업하는 공평아트센터 전경. /이호재기자

'인사동 터줏대감' 중견 화랑이 사라진다 경기침체로 공평아트·갤러리상 등 잇달아 폐업젊은 작가 전시공간 사라져 미술시장 양극화 우려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국내 미술가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사동에서 중견 대관화랑들이 속속 폐업하며 미술계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오는 5월 폐업하는 공평아트센터 전경. /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인사동 급격한 상업화 예술 문화 설 자리 잃어" ‘예술과 전통의 거리’라는 인사동의 정체성을 지켜오며 터줏 대감격 역할을 해 온 중견 대관 화랑들이 사라지고 있다. 미술계에 따르면 외환위기이후 계속된 미술시장 경기침체로 10년 이상의 전통을 유지해 온 중견 대관 화랑들이 경영난에 시달려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대관화랑은 미대를 갓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나 상업화랑에 편입되지 못한 이른바 ‘무명’ 작가들 그리고 미술활동을 취미로 해 온 일반인들이 전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상업화랑과는 구분된다. 미술계가 활황을 이룬 90년대 인사동에는 대관 화랑만 10여 곳이 넘었으나, 2000년 이후 들어서 인사동 중앙에 위치했던 종로갤러리가 문을 닫은 것을 신호탄으로 한서 갤러리, 갤러리 피시 등 중견 대관 화랑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대관화랑의 폐관은 이어지고 있다. 인사동의 대표적인 대관화랑 공평아트센터가 오는 5월이면 문을 닫는다. 지난 93년 설립된 공평아트센터는 500여평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작가들이 대형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화랑 중 하나. 현재 공평아트센터에는 덕원예고 미술전이 열리고 있으며, 5월 이후 전시는 모두 취소 예정이다. 건물은 매각돼 상업공간으로 리노베이션 될 계획이다. 또 300여평 규모의 대관 전용화랑인 ‘갤러리 상’도 리노베이션을 이유로 내년 전시 대관을 위한 접수는 받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2004년 리노베이션 한 덕원갤러리는 건물 임대 사업으로 돌아서 화랑으로는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됐다.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은 “대관화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며 “위치로는 더할 나위 없는 인사동에서 대관 화랑들이 사라지게 되면 미술계에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들 중견화랑의 퇴조는 곧바로 미술계의 양극화를 부르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업화랑은 점차 수익성이 보장된 작가를 중심으로 지원하게 되는 반면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위한 공간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들에게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중견 대관 화랑은 미술계의 허리 역할을 해 온 곳”이라며 “미술시장에 중저가 제품이 포진돼야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지만 중견 화랑들이 사라지면 작품가격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돼 시장 성장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3/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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