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과신해 콜금리 인하를 섣부르게 전망하면서 그동안 너무 민감하게 움직였으며 그에 따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7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콜금리 인하 기대감에서 채권시장이 한은에 대해 금리인하를 압박하더라도 한은이 이를 따라갈 수는 없다”면서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재정경제부의 말을 좇아 콜금리 인하를 전제로 풀 베팅했다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고는 ‘내가 철이 없었구나’하고 반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결정하는데도 불구, 정부 말만 좇은 채권투자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총재는 또 현재 경기동향은 하향세가 우세하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수는 부진하고 생산과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경기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5% 내외의 경제성장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내년 성장률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내수가 소폭 회복돼 내용 면에서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총재는 “내년 1ㆍ4분기까지 경기가 내려가겠지만 소비가 다소 나아지고 있고 카드채 문제가 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데다 내년 석유가격이 지금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성장률이 내려가더라도 경제 전체의 내용은 부드럽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총재는 또 “소비는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투자는 소폭 증가해 적어도 내수 감소세는 하반기 들어 멈췄다”며 “건설경기도 수주액은 떨어졌지만 8% 가량의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회복 시점과 관련해서는 ‘내년 중’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