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27일] 중국 티베트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최근 5년간 연간 10%의 고도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비틀거리고 있다. 일본과의 갈등을 부른 농약 만두로 대변되는 식품안전 문제와 베이징의 대기오염 문제가 올림픽의 보이콧 원인으로까지 지목되는 골칫거리가 된 차에 최근 티베트의 독립요구 시위를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티베트가 중국의 지배를 받은 것은 원나라 때부터다. 지난 1950년 10월 당시 마오쩌뚱(毛澤東)은 지정학적 가치를 간파하고 미국과 유엔이 한반도에 관심을 쏟은 사이 티베트를 침공했다. 이후 중국은 티베트의 전통 불교사원을 없애는 등 티베트를 한족(漢族)에 동화시키기 위해 무진장 애써왔다. 특히 한족들을 티베트로 대거 이주시켜 티베트 내 대부분의 이권을 장악하게끔 도왔다. 어쩔 수 없는 정체성의 차이는 논외로 하더라도 티베트 내에서조차 빈부차로 ‘2등 시민’으로 전락한 티베트인의 열악한 처지가 ‘독립 에너지’로 분출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볼 것은 중국 정부가 티베트 사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중국은 그간 공산주의 종주국이었던 구 소련과 동유럽이 무너지는 와중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사회주의 시스템에 자본주의를 접목해 고도 성장을 이뤄냈다. 그간 중국의 눈부신 발전 이면에는 중국 정부의 일사불란한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정당한 평가일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경제 수준 향상 등으로 중국 국민의 민도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고 티베트ㆍ위구르ㆍ조선족 등 소수민족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거는 기대도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경제적인 강대국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신뢰할 만한 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티베트 처리 방식은 너무나 거칠다. 서구 사회가 내정에 간섭한다는 불만을 터트리기 앞서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에 대해 보다 민주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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