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전세난 해결책은-임대주택 획기적 육성해야

[심층진단] 전세난 해결책은-임대주택 획기적 육성해야월세시장 금융지원·재건축 이주수요 분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한여름 전세난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전세문제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신도시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데 비해 올해는 이들지역과 안양·안산·고양 탄현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다세대·다가구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IMF이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지면서 전세수요가 크게 늘어났는데 비해 30평형대 이하 중소형 아파트공급은 지속적으로줄어 전세아파트 수급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노후아파트 재건축도 전세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전세수급불균형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든 것이어서 앞으로 내년 이후엔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_공급간 불균형=수도권 전세난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소형아파트 공급 부족 월세 증가 전세수요층 확대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지난 98년 소형평형 의무건립 비율이 폐지된 이후 주택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아파트이 건립을 매년 줄어들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는 전용면적 18평이하 주택 공급은 95년 11만9,700가구에서 지난해에는 4만1,900여가구로, 올 상반기에는 1만6,558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월세아파트 증가도 상대적으로 전세아파트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 시중금리가 한자리수에 머무르자 전세 대신 월 1.5%(연 1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세로 돌리고 있는 것. 서울 노원구 상계동 등 10~20평형대 아파트 밀집지역에선 지금도 전세는 없지만 월세물건은 수월하게 구할 수 있다. 전세아파트 공급이 이처럼 줄어든데 반해 전세수요층은 되레 확대되고 있다. IMF이후 자산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이후 융자를 끼는 등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살면서 일부 여유돈을 굴리는 계층이 늘고 있다. 수도권 외곽인 안양 등지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도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동산써브 김정열(金淨烈)사장은 『수도권 일대에서 수류탄 터지듯 재건축이 이뤄지면서 전세수요가 일시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서울보다 오히려 외곽지역의 전세문제가 심각한 상황』고 말했다. ◇전세값 10~15% 추가상승=주택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각각 10.4%와 1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평형대 전세가격을 5,000만~1억원선이라고 볼 때 500만~1,000만원정도 오른 셈.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만큼 전세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상승시기는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수요자들이 집을 찾아나서는 8~9월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올 한해동안 서울·수도권의 전세가격은 20%이상 오른다는 얘기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張成洙)박사는 『IMF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회복된 서울 강남 등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서울외곽 및 위성도시의 전세가격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러한 지역의 전세수요자들이 중하위 소득계층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세는 다만 신규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올 추석을 고비로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신규 입주 아파트 는 8월 2만5,638가구 9월 3만824가구 10월 3만3,907가구 11월 1만5,244가구 12월 1만6,704가구로 나타났다. ◇매매가 상승으론 이어지 않을듯=「전세값이 오르면 매매가가 오른다」는 함수관계가 깨어지고 있는 것이 최근 몇년사이 부동산시장의 형태다. 상반기 만 보더라도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3.5%로 전세 상승폭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집을 소유해봐야 은행금리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없는 게 현실이고 보면 주택에 대한 구매수요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지금도 서울과 주변도시의 전세물건은 동이나다시피해도 매매물건은 넘쳐나고 있다. 다만 전세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사이에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가 퍼져 매매물건의 가격하한선은 다소 오를 전망이다. 코릿츠닷컴 김우진(金宇鎭)대표는 『아파트는 자산투자처로서 매력을 상실했다』며 『실수요자위주의 매매시장이어서 큰 폭의 가격상승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경기가 위축될 경우 수요감소로 인한 소폭의 가격하락마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학인기자LEEJK@SED.CO.KR 입력시간 2000/08/06 17:2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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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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