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2.20원 하락한 99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내린 997.50원에 장을 시작한 뒤 계속 하락폭을 키워가면서 장중 한때 994.2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1월14일(986.30원) 이후 무려 8년여 만에최저치이나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해 3월10일에 기록한 989.00원을 다소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4월 말과 5월 초 일시적으로 환율이 1천원선을 하회했으나 990원대후반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었다.
환율은 그러나 오전중 당국의 개입이 감지되면서 낙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이날 오전 박승 한국은행 총재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환율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도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1997년 11월까지는 세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이후 연일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1개월여 만인 같은해 12월23일에는 1천965원까지치솟았다.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오전중에 당국이 개입을 하면서 급락 추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1천원선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전날부터 외국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역외에서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특별한 재료가 없는 한 1천원선 회복은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말 1천원 붕괴가 임박한 시점에서 시장에서는 세자릿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며 "지난해와는 양상이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시각 원.엔 환율도 100엔당 4.00원 떨어진 856.68원을 기록중이며,엔.달러 환율은 0.32엔 오른 116.27엔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