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분리매각 놓고 설왕설래

● 우리금융 민영화 발표 임박<br>우리투자증권 탐내는 곳 많은데…<br>"끼워팔기해야 은행 매각 흥행" 금산분리로 주인찾기 힘들어

금융 당국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를 분리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매각 대상 중 한 곳인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우투는 다른 금융사와 대기업도 탐내는 곳이라 우투를 별도로 팔면 정작 우리은행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매각 대상인 우리금융그룹 측도 우투 분리매각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18일 "분리매각으로 하면 다른 계열사는 몰라도 우투는 충분히 팔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 있는 우리은행이나 지방은행 매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장 KB금융만 해도 우투만 살 수 있다면 우리은행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성동조선과 STX 등 기업 부실이 상당한 데다 메가뱅크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무리할 이유가 없어서다. 특히 KB 지분의 약 65%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은 은행 간 합병에 매우 부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을 살만한 곳이 크게 줄어든다.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을 팔더라도 매각 흥행이 안 이뤄질 수 있고 금산분리 등을 감안하면 마땅한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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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우투에 안 팔릴만한 매물을 더하는 '끼워 팔기'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지난 2010년 우리금융의 병행매각을 시도할 때도 우투를 우리은행과 함께 팔기로 했었다. 금융계 관계자는 "유력한 우리금융 인수 대상자인 KB는 우투를 사면 우리은행은 살 이유가 없고 우투 없는 우리은행은 더 살 이유가 없다"며 "부실과 지점 중복 등을 감안하면 그다지 좋은 게 없다"고 했다.

우리금융 측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그룹 핵심 계열사를 모두 매각한 뒤에 우리은행을 팔려고 해도 잘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우투 등 핵심 계열사를 팔면 주가가 낮아지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지금보다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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