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소방서에서 고맙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대구의 한 가정이 오븐 속에 부탄가스를 넣어둔 채 오븐을 돌려 불이 났던 겁니다. 긴급출동했더니 겨우 오븐 주변만 불타고 폭발사고는 없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안 터지는 부탄가스 '맥스부탄'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만약 부탄가스가 터졌다면 집이 날아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지만 저희 제품 때문에 그 가정은 재산과 생명 모두 지킬 수 있었습니다."
박봉준(57·사진) 대륙제관 대표는 25일 대륙제관 아산공장을 방문한 취재진에 직접 일반 부탄가스와 안 터지는 부탄가스에 열을 가하는 실험을 보여주면서 "해외 바이어들이 방문할 때 폭발 실험과 더불어 이 일화를 얘기해주면 대부분 계약을 맺는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가 보여준 실험에서는 일반 부탄가스에 휴대용 가스버너로 열을 가하자 3분이 채 안돼 큰 폭발이 발생했다. 하지만 대륙제관의 제품은 폭발하기 직전 가스가 자동으로 분사되며 주변에 불이 붙는 데 그쳤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바이어들을 만나면 경쟁업체 제품과 똑같은 가격에 안정성이라는 부가 기능까지 갖춘 우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 내에 동남아시아 지역에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후진국에서는 부탄가스가 여전히 비싼 연료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안정성보다는 가격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앞으로의 성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 역시 "수출국가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동남아시아에서는 1개당 1,200원인 부탄가스도 비싼 편에 속해 대부분의 가정과 식당들은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휴대용 가스버너를 만드는 관계사와 함께 부탄가스의 안전성에 대해 꾸준히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 시설이 부족한 국가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경제 상황이 다소 좋아지면 해외에 공장을 지어 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부탄가스 시장 점유율 2위인 대륙제관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부탄가스 안전장치 의무 장착 법제화가 결실을 맺으면 점유율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스안전공사와 일부 국회의원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연간 20~30건의 부탄가스 안전사고가 발생해 안전장치 의무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안전장치 개발의 원조인 대륙제관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경쟁업체로부터 안전장치에 대한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륙제관은 부탄가스 외에도 파리·모기약, 뿌리는 파스, 미스트, 헤어스프레이, 선스프레이 등 에어졸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에어졸 제품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어떤 것을 담느냐에 따라 제품의 부가가치는 천차만별"이라며 "최근에는 골퍼들이 자주 사용하는 선블록 스프레이나 미스트 등 화장품 분야의 부가가치가 높아 관련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륙제관은 국내 제관업계 최대 규모의 자체 연구개발(R&D) 부서를 운영하며 수익성 높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부탄가스 사업 해외 진출, 신제품 출시를 통해 3년 내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대표는 "지난해 부탄가스 해외 판매가 늘어났고 새로운 에어졸 제품들에 힘입어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선블록 스프레이 제품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분량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올 2·4분기에 출시하는 등 에어졸 분야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 3년 안에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