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국립현충원 친일파 묘지 이장 미적

친일행적으로 독립유공 서훈취소자 10명 이장 안해<br>친일파 출신 군ㆍ경찰 인사 적지 않게 안장<br>안현태 전 경호실장 현충원 안장에 대해 야당 거센 반발

국립현충원에 부끄러운 친일 행적으로 독립유공 서훈이 취소된 독립유공자 10명이 안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현충원 내 친일반민족자의 외부 이장은 미적거리는 반면 이준 열사 등 독립유공자들의 묘역은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민주당)이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묘지 안장자 중 친일행위로 독립유공자의 서훈이 취소된 10명의 묘지가 여전히 이장되지 않고 있다. 보훈처 측은 국립묘지법에 안장 취소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강제집행할 근거가 없어 유족들을 설득해 자진이장 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서훈이 취소된 독립유공자 19명 중 8명의 유족들이 행정소송을 거는 등 이장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이 의원은 “유족들이 버티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명예의 전당이 더렵혀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친일파 출신 군과 경찰들도 적지 않게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점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반면 현충원 밖 독립유공자들의 묘소 관리는 소홀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병석 의원(민주당)은 이날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광복절에 이준열사, 이시영 임시정부 부통령, 신익희 박사 등 독립유공자 15기가 안장된 북한산 국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방문한 결과, 잡초가 무성할 정도로 관리가 사실상 방치됐다”고 질타했다. 이중 이준 열사 묘역의 경우 문이 잠겨 있어 접근조차 어려웠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보훈처 국감에서는 전두환씨의 대통령 재임당시 경호실장을 지낸 고(故) 안현태씨의 대전 국립현충원 안장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거셌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서면심의일에 개의정족수가 미달했음에도 보훈처는 다음날 의견 접수분까지 포함해 의결했다”며 “어떤 제3의 힘이 강요했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정무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했다. 강성종 민주당 의원은“심의위원들의 역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어떤 심의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에 대해 ‘보안법 위반죄가 국립묘지법상 안장 제외 사유이지만 복권을 받았기 때문에 의결된 사례가 있다’는 궤변까지 했다”고 통탄했다. 국보법을 위반했던 DJ도 안장돼 있는데 안씨가 무슨 문제냐는 적반하장식 역사인식이라는 것이다. 군 장성 출신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이날 안씨에 대해 ‘장군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가 의원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전두환ㆍ노태우씨를 거론하며 “국립묘지법에는 내란범죄자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데 빨리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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