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수뢰 사실이라면…" 침통
직원들 "현직 청장에게 너무 심하다" 불만도검찰도 "의혹 못밝혀내면 엄청난 타격" 긴장
이종배
기자 ljb@sed.co.kr
검찰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국세청은 사상 초유의 현직 청장 소환이 이뤄지자 침통한 분위기 그 자체다. 직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수장이 검찰 청사에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봤다. 국세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빨리 사건이 종결됐으며 좋겠다. 직원들은 청장을 믿고 있다"며 "소환이 이뤄진 만큼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에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TV로 출두 장면을 지켜본 직원들 중에서는 '현직 청장을 그렇게 대접할 수 있냐' '검찰이 너무 심하다' 등 불만도 적지않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 조사 결과 만약 수뢰 사실이 진실로 드러날 경우 국세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 신뢰 추락은 물론 전군표 청장 구속에 따른 후임 청장 인선에서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가 올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국세청 다른 관계자는 "청장 구속과 외부 인사 청장 영입은 국세청 전직원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현 심정을 토로했다.
긴장하기는 검찰도 다르지 않다. 소환 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 내지 못할 경우 검찰 역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청장은 이날 정오께 구내식당에서 배달한 갈비탕으로 점심으로 먹은 후 오후2시부터 본격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청장은 조사에서 사안별로 부인하면서 준비해온 관련 증거물을 제시하면서 협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수사 결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사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수사진척 상황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청장이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해도 영장 실질심사에서 또 한번의 공방이 예견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01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