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투기 진정… 금융시장 급속안정/자유변동환율제 첫날… 이모저모

◎개인보유 달러 시장유입 가속/등락폭 3백원 넘는등 치열한 탐색전은 계속/“천5백원 넘지 않을것” 지배적환율변동한도가 폐지된 16일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의도대로 제도변경에 따른 긍정적 측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폭발적인 환율상승 기대심리와 그에 따른 투기수요가 점차 진정되면서 개인의 장롱속에 쌓여있던 달러가 외환시장으로 흘러드는 선순환이 모습을 드러내 환율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외환당국도 『최근의 환율흐름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못지않게 환율상승을 기대하는 투기적 심리가 가세한 결과』라며 『앞으로 투기심리에 의한 거품이 빠지고 실수요중심의 외환거래가 정착되면서 급속히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대기업들이 숨겨놓은 달러를 내놓는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의 환율수준에 불안을 느낀 개인들이 달러화 내다팔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환율폭등의 주요인으로 지목돼온 달러화의 수급에 대해서도 재정경제원이나 한국은행은 낙관론을 펴고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금지원 뿐 아니라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인 자금 대거 유입을 기대하며 『환율안정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말까지 돌아오는 단기외채를 갚을 능력이 충분하다는 당국의 장담도 최근 외환시장 안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달러당 1천8백원대로 치솟아 국가부도얘기까지 나돌던 지난주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처럼 낙관론 일색으로 급변한 외환당국의 분위기에도 거품이 적지않다는게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최근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한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초기에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다 곧 상승세로 반전한 경험이 있다.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 환율을 조정하기가 어려운 만큼 어떤 이유에서건 달러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환율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연말까지의 외화유입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통제불가능한 환율폭등 상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율등락으로 입을 환차손이나 환차익의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커지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이는 달러가수요를 억제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달러화 수급상 문제로 환율이 폭등 또는 폭락할 때 외환시장을 더욱 교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향후 환율에 대해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달러당 1천5백원을 넘어 환율이 다시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전망치는 달러당 1천원대에서 1천5백원대까지 다양하다. 환율예측이 무의미한 공황상태를 경험한 때문인지 아직 갈피를 못잡는 모습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원화환율 등락폭이 3백원을 넘는 등 치열한 탐색전이 계속 전개됐다. 개장직후 사자 1천4백원·팔자 1천6백원으로 매매호가 차가 2백원이상 벌어져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1분만인 상오 9시31분에 1천4백원에 첫거래가 성사되면서 사실상 이날 환율 움직임을 주도. 이후 환율은 1천5백원까지 상승했다 곧바로 1천3백50원으로 하락하는 급변동을 보였으나 이날 상오 1천4백∼1천4백50원선에서 다소 안정된 가격대를 형성. ○…매매기준율을 1천6백43원70전에 고시했던 시중은행들은 개장 직후 환율이 급등락하자 일단 대고객 매매기준율 고시를 미루다 외환은행의 경우 9시50분에 1천4백20원에 첫 재고시. 외환은행은 이날 하오 환율이 1천3백60∼1천3백80원대로 하락하자 하오 2시30분 기준환율을 상오보다 50원 하락한 1천3백70원에 2차 재고시. 한편 신한은행의 경우 이날 상오 1천4백20원으로 1차 재고시를 한 후 상오에 다시 1천3백60원으로 2차 재고시 했다 하오에는 1천4백10원으로 3차 재고시하는 등 은행별로 대고객 매매기준율의 재고시 횟수가 달라 서로 다른 매매기준율을 고시하는 상황이 발생. 이날 외환거래는 주로 10만∼50만달러이내의 중소기업 결제자금과 10만달러 미만의 개인들이 가진 소액거래가 주종을 이루었고 그동안 환차익을 노려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던 개인들이 한꺼번에 외환창구에 몰려 혼잡을 빚기도. 일부 은행에서는 2만달러이상의 환전에 대해 국세청이 통보의무를 면제해 주겠다고 발표하자 개인들의 환전규모가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경우도 있어 환전창구 직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은행들은 환율변동폭이 완전 자유화됨에 따라 고객에게 달러를 사고 팔때 적용하는 매매수수료도 대폭 인상, 전신환(TT)과 여행자수표(TC)의 경우 상하 2%에서 5%로, 현찰 매매수수료는 상하 3%에서 6%로 각각 상향 조정. ○…시중은행 외환관계자들은 『이번 환율변동폭 완전 철폐 조치가 외화유동성사정등을 감안할 때 다소 이르다는 느낌이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되면 예상보다 빨리 적정환율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손동영·이형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