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도 눈치를 봐야 하는 ‘절대강자’ 노키아에 구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삼성전자ㆍLG전자 등 휴대폰 업체는 물론 텔레콤이탈리아ㆍT모바일 등 이동통신사, 퀄컴 같은 반도체 업체 등 이동통신 산업의 전영역을 아우르는 동맹군을 결성해서다. 구글 등 34개 이동통신 관련업체가 결성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가 6일 발표한 안드로이드(android)는 운영체제(OS)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응용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모바일 소프트웨어(SW)의 집합체다. 이동통신사업자나 휴대폰 제조사, 모바일 SW 업체 등 누구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통신서비스나 휴대폰ㆍ응용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에 모바일인터넷 활성화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구글은 이를 바탕으로 휴대폰 사용자를 직접 겨냥한 맞춤형 광고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려는 전략의 결과물이다. 전문가들은 유럽ㆍ미국ㆍ중국ㆍ일본 등의 메이저 이통사들이 참여한 이유를 노키아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석권하면서 기존 이통사들의 사업영역까지 잠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노키아가 주도하는 모바일 운영체제인 ‘심비안’이 전체 모바일 OS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유럽 메이저 이통사들이 노키아를 견제하기 위해 구글의 오픈플랫폼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은 물론 애플의 아이폰까지 동시에 견제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ㆍ모토롤러가 OHA에 참여한 것도 주요 이통사들과 보조를 맞춰 노키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도화되는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 자사의 독자적인 서비스나 응용프로그램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글 모바일 전략의 성공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는 어렵다. 구글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려면 이통사들이 가입자 정보를 구글에 넘겨줘야 하지만 어느 정도 협조할지는 미지수이다. 휴대폰 업체들도 특허나 표준 문제로 노키아나 MS와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 구글폰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결국 OHA가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 반도체 업체, SW 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연합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의 실험이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그 실험 자체가 이통시장 변화의 산물이자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