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시장 전망치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내 화학주는 '중국이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다만 화학주가 중국 모멘텀에 힘입어 올 2·4분기를 기점으로 업황 바닥에서 탈출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30포인트(0.22%) 내린 1,941.25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으로 하락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는 외국인이 하루 만에 매도로 돌아서며 하락했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지만 화학주는 오히려 부진한 중국의 경기지표를 호재 삼아 동반 상승했다. LG화학(051910)이 2.42% 상승했고 SKC(011790)(3.75%), 롯데케미칼(011170)(1.59%), 효성(004800)(1.48%) 등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7.5%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조만간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중국 HSBC PMI 잠정치가 예상치를 밑돈 48.1로 발표됐는데 이는 2013년 7월 이후 최저치"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경기 하강 우려는 지속될 가능성이 커 2·4분기에는 유동성 확대나 규제 완화 등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정책 기대감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임박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 부양책의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대표적인 중국 경기 회복 수혜주인 화학업종의 바닥 탈출 전망을 두고는 상반된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화학업종의 부진 탈출을 점치는 쪽은 적극적인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 업종의 경우 폴리에틸렌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가격의 스프레드(원재료가격-제품가격)가 크게 축소돼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지만 부양책 발표시 다른 경기민감주 대비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화학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은 중국 모멘텀에 더해 선진국 경기 회복시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화학 업황도 2·4분기 중후반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은 화학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중국 정부의 정책적 액션이 있다 해도 화학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 1·4분기에도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는 나쁘지 않았다"며 "문제는 증설이 많아 수요 증가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내 화학설비 증설이 계속 이뤄지고 있고 업황 자체가 하강기에 접어들어 부양책이 발표돼도 시황 개선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화학 업종에 대해 '중립(HOLD)' 의견을 유지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중국 정부는 제조업 성수기 진입 이후 3월 실물지표 결과와 1·4분기 GDP 성장률을 확인하며 정책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지급준비율 인하를 비롯한 경기부양카드는 4월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장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나오기는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