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어 욕설 장면 감독도 OK 했죠

할리우드 세번째 영화 '레드'로 돌아온 이병헌<br>웃기는 장면 위해 애드리브 불사<br>미국 코미디 정서 파고들어 기뻐


이병헌(43ㆍ사진)은 이제 미국 할리우드 필모그래피에 '지.아이.조' '지.아이.조2'에 이어 '레드: 더 레전드2(이하 레드)'까지 세 편의 영화를 올려놓게 됐다. 몇몇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했지만 꾸준히, 그리고 시리즈물에 출연한 국내 배우로는 이병헌이 유일하다. 게다가 18일 국내 개봉을 앞둔 '레드'에서 이병헌은 크레디트에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메리루이즈 파커에 이어 네 번째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네 번째로 비중 있는 배역이라는 의미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영화 '레드'의 홍보에 바쁜 그를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레드'가 '한국인' 배우 이병헌에게 특히 의미 있는 것은 풍부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의 의견이 곳곳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병헌은 한국어 대사에 대해 "원래 영어 대사였는데 한국어로 하면 어떨까 생각했고 한국어로 직역하면 이상해서 한국식으로 바꿔서 대사를 처리했다"며 "욕설도 극 중 '한'의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하고 한국인에게 확 느껴질 수 있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웃기는 장면 중 하나인 소화기 장면도 애드리브였다"며 "소화기에 맞아 아파하는 장면을 넣으면 그전까지 보여줬던 한의 진지한 캐릭터에 반전이 생겨 웃음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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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처음 캐스팅되고 감독과 만남을 가졌을 때 그가 맡은 '한'은 중국인이었는데 이후 한국인으로 바뀐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할리우드에서 액션코미디를 한다는 것도 그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그는 "액션코미디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좋기도 했지만 한국인으로서 미국인의 코미디 정서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약간 걱정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진 월드 프리미어에서 미국 관객들도 웃음 코드를 이해했는지 유머 포인트에서 다들 웃어서 안심했고 반응도 좋았다고 전하며 즐거워했다. 실제로 그는 '레드'로 그동안의 출연작 중 가장 많은 현지 인터뷰를 했다.

할리우드에서 세 편의 영화를 찍어 영어도 늘었을 것 같다고 묻자 "영어는 안 늘었는데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다"며 "예전에는 누가 말을 걸면 피해갔는데 이제는 막혀도 말을 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할리우드 배우로서의 자신감도 보였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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