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기의 한우산업 대안은] 미국산 쇠고기 '식탁 점령' 공습경보

<중> 한미 FTA가 직격탄<br>해마다 2배 가까이 늘어 국내산 자급률 43%로 뚝<br>FTA로 외국산 대거 수입땐 15년간 피해액 7조원 달할듯


현재 한우 농가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발효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위기감이 폭증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쇠고기가 대대적인 공략을 해오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우농가들은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003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 67.9%를 차지했던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말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중단된 후 2007년부터 수입이 재개돼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한우 농가를 타격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2007년 1만4,616톤이 수입되면서 기지개를 켜더니 2008년 5만3,293톤, 2009년 4만9,973톤, 2010년 9만569톤으로 계속 상승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연 평균 증가율은 무려 83.7%로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파상공습으로 2004년 44.2%로 반등에 성공한 후 2009년 50.0%까지 올라섰던 국내 쇠고기 자급율은 지난해(43.2%)를 기점으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내년부터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점진적인 관세철폐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40%인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관세는 향후 15년간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이는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축산업 분야에서 15년간 총 7조2,993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우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발효 이후 점진적인 관세 철폐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등이 대거 들어올 경우 한우 농가의 생산은 향후 10년간 2조6,493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FTA가 한우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연구'에서도 미국 등 쇠고기 주요 수출국과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돼 쇠고기 수입이 5%, 15%, 30%씩 증가할 경우 국내 한우산업의 생산 감소액은 각각 751억원, 2,229억원, 4,3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관련단체는 자체적으로 한미 FTA에 따른 생산 감소액을 매년 6,00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농가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와중에도 정부는 팔짱만 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FTA 피해 대책과 관련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한우산업만을 타깃으로 한 정책 마련은 현재로서 검토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월 농어업 분야의 FTA피해 대책으로 22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여당에서 향후 10년간 축산업발전기금으로 2조5,00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한 한우 농가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무성할 뿐 정작 벼랑 끝에 몰려 있는 한우산업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우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우농가들도 FTA를 뒤집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말로만 지원책을 내놓을 뿐 한우 농가가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대책이 없어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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