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힐 美차관보 이번주 訪北, 난항 북핵협상 돌파구 찾을까

북핵 검증요건 완화 제시… 北 달래기 나설 가능성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번주 중 북한을 방문하기로 함에 따라 북핵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은 올 들어 처음이다. 힐 차관보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 지연될 기미가 보이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평양을 방문했다. 힐 차관보가 10개월여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게 된 것은 최근 북핵 협상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당시 북핵 협상은 핵 신고서에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과 시리아로의 핵시설 확산 의혹 등을 담느냐의 문제를 놓고 북미 간 첨예한 대립이 벌어져 난항에 빠졌었다. 핵 신고서 제출 문제는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 이후 7개월여 만인 올 6월26일 UEP 문제와 핵 확산 의혹을 별도의 비밀서류에 담는다는 식으로 봉합한 채 마무리됐다.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북한의 핵 검증체제 구축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북미 간 줄다리기를 마무리하기 위한 담판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핵 검증체제를 만드는 것은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의 연장선상이며 핵 검증 의정서에 북한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테러지원국 해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북한은 핵 신고서 제출로 이미 비핵화 2단계(핵 불능화, 핵 신고)는 마무리된 것이고 핵 검증서 구축은 전혀 다른 차원의 협상이라며 맞서왔다. 결국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가 당분간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한 북측은 지난달 중순 이후 핵 불능화 중단과 핵시설 복구라는 최강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북핵 협상을 좌초 위기로 몰아세웠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북한이 핵시설 봉인 제거와 재가동의 강공책을 내민 상황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을 전격 수용했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힐 차관보의 평양 방문을 받아들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최근 북한의 강경 조치는 파국보다는 협상을 통한 실익 추구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더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북한의 강경 군부가 핵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고자 한다는 관측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힐의 방문은 북측 정세에 대한 단서를 얻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의 관심사는 미국과 북한이 난항에 빠진 협상을 어떤 묘수로 풀어나가느냐는 것. 무엇보다도 힐 차관보가 북한 측에 내놓을 절충안에 눈길이 쏠린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신고 검증체제에 합의해야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이 북한에 과도한 검증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론을 제기하는 등 미국의 유연한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완화된 북핵 검증요건을 제시해 북한의 수용을 유도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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