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SI업체] "은행권 뚫어라" 총력

『올해 안에 은행권에 진입하지 못하면 알아서 하시오. 내부사업은 아무리 잘해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金범수 LG-EDS시스템사장은 최근 서비스사업부 임직원을 모아놓고 이처럼 강조했다. 시스템통합(SI) 관련 최대 시장이지만 지금껏 업계에는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였던 은행권 진입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LG-EDS는 물론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등 국내 주요 SI 업체들이 올들어 은행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정보기술 관련 국내 최대 시장을 IBM 등 외국회사에 더 이상 넘겨줄 수 없다는 자존심에다, 지난 10여년간 착실히 기술을 쌓았기 때문에 이제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겹쳤기 때문이다. LG-EDS는 은행시장을 잡기 위해 곧 은행 경력사원을 대거 영입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은행 전산전문가는 물론 일반업무 전문가도 포함된다. 은행 정보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려면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호주 커먼웰쓰은행 등 세계적인 은행의 전산업무를 아웃소싱해주고 있는 미국 협력회사 EDS의 노하우도 영업에 본격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업계 1위인 삼성SDS도 은행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잔뜩 고무돼 있다. 최근 업계 최초로 평화은행과 전산업무를 아웃소싱 하기로 잠정 합의했기 때문. 이 회사는 10월까지 평화은행 경영진단을 통해 10월 이후부터는 예금 및 대출 관련 전산업무를 아웃소싱한 뒤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특히 이를 계기로 다른 은행들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도 올초 표삼수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금융사업팀의 팀장을 상무급으로 격상하고 팀을 대폭 강화했다. 이 회사는 최근 외환은행 위험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규모 사업 발주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한빛은행·산업은행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 한편 은행 정보 시스템 시장은 국내 민간부문 최대 시장이지만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등 주요 SI업체들은 IBM 등 외국업체에 밀려 지난해까지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곧 1,000억원을 들여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 한빛은행은 이번에도 국내 SI업체들을 배제한 채 사업을 수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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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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