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하반기 이후 자금 대순환으로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시작돼 지수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자금대순환(great rotation)이란 일반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 자산인 채권펀드에서 빠져 나와 위험자산인 주식펀드로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가 조만간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채에서 주식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8월 한 달간 미국 국채에서 303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1981년 집중적인 금리인상 시기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자금대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데는 선진국 채권시장을 빠져나온 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게 컸다. 7월11일 이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11조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여주고 있다.
박 연구원은 "장기간 지속됐던 채권의 시대는 올해 6월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며 "지난 6월 미국의 주식 펀드 초과 순유입은 사상 두 번째로 많은 6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유동성이 상당 기간 주식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장 10월 코스피지수는 지난 2년간 박스권 고점에 해당하는 2,050포인트를 앞두고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에 따른 매물 소화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장사들의 올해 이익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상승 추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26일 기준 200개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한달 전에 비해 2.6% 하향 조정했다. 특히 보험과 증권은 한 달 전보다 28.4%, 37.9% 하향 조정됐으며 유틸리티와 무역도 10% 넘게 낮춰졌다.
박 연구원은 "올해 원화 가치는 다른 이머징 통화의 동반 불안 속에서도 안정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환율 변동률은 선진국 통화에 필적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어 한국 시장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