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는만큼 보이고 본만큼 만들어낸다

박용선 <웅진코웨이㈜ 대표이사>

해야 할 말인지는 몰라도 우리 직원 험담(?) 한가지 늘어놓겠다. 올초 젊은 직원들과 함께 1박2일 스케줄로 ‘Jump Up 미팅’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미팅은 기존에 회사에서 정한 일정에 따라 움직였던 틀에 박힌 만남이 아닌 직원들이 모여 장소와 운영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드는 테마 여행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내심 젊은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어떻게 프로그램에 녹아날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 프로그램의 윤곽을 파악하게 되면서 결국에는 기대감이 사라져버렸다. 그 이유는 직원들이 짜놓은 여행의 콘텐츠가 전혀 색다른 체험도, 수준 높은 문화적 가치를 향유할 여유도 없는 밋밋한 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은 비용을 들여서 회사 재원을 낭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율과 권한이 주어졌을 때 최고 수준의 색다른 체험을 해보고 이를 응용하고 접목해 결국에는 회사의 발전과 본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쉬운 예로 젊은 친구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특급 호텔 스위트 룸에 숙박해 질 높은 서비스를 체험해본다거나 세계적인 석학의 강연이 있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도 꼭 챙겨 듣고 오라는 얘기다. 그저 뻔하고 값싼 프로그램으로 시간만 보내는 것이 오히려 회사 비용을 더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값비싼 경험을 했다면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씽크 탱크(Think-Tank)’를 만들고 개인의 역량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결집시켜야 함을 주문한다. 간단히 말하면 나는 ‘아는 만큼 보고(생각하고), 본만큼 (성과를) 만들어낸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서비스 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히 ‘보고 오는’관광 차원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특별한 체험을 ‘겪는’관광으로 일반적인 해외 서비스 쇼핑을 의미한다. 이것은 사회의 다양해진 소비욕구, 늘어난 매체를 통해 얻는 수많은 정보들이 고객들로 하여금 가지고 싶은 물건의 종류와 체험해보고 싶은 서비스의 기대수준을 높였기 때문에 생겨난 ‘뉴 트렌드(New-Trend)’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중국으로 저렴한 의료시술을 받으러 가고 주말에 호주로 골프 투어를 떠나며, 방학 동안 필리핀에서 다이빙 라이선스를 따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고객에게는 좋은 일이나 국내 기업에는 상당히 위협적인 가까운 미래다. 내가 굳이 서두에서 젊은 직원들을 나무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치열한 경영환경에서 견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 교육을 체험하는 기회를 악착같이 잡으라는 말이다. 이러한 경험 없이는 놀랄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도 고객의 높은 기대심리에도 점점 무감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아는 만큼 보고, 본 만큼 만들어낸다’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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