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압박하는 미국과, 애써 외면하는 중국’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한 미국과 중국간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8일부터 서해안에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진입시켜 한미 합동훈련을 실사하는데 이어 육ㆍ해‘공군이 모두 참가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북한을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도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 직접 후진타오 주석과의 전화협의를 하는 등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에 중국은 서방측의 책임론ㆍ역할론을 거부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서해훈련에 대해 25일‘우려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반발 기류로 포착되고 있다. 중국은 남북을 비롯한 유관 당사국들에 자제와 냉정을 요구하며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해 여전히 북한 편들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투트렉으로 中 압박 수위 높인다=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로 급파한 것은 북한을 압박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행동을 자극하기 위한 조치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조지 워싱턴호가 당초 12월 3일부터 일본해군과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후 한국 해군과 서해에서 합동훈련에 참가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육ㆍ해ㆍ공군이 모두 참가하는 대규모 한미 합동훈련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한미 양국의 긴밀한 안보협력을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에 상당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으로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적인 시위와 더불어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CNN방송은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수일내에 직접 후진타오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한반도의 중대한 위기상황에 대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는 등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측 파트너에 대한 접촉을 강화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서) 누가 침략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에 대해 중국이 명확한 입장을 가져야 하고,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도 용인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잇단 공개적 언급을 통해 중국의 적극적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데 있어서 중심축”이라고 밝혔다. ◇북한 감싸기 일관 = 중국 당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미국 과학자들을 불러 공개하고, 연평도 도발까지 감행한 데 대해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실제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평도 도발 직후 중국 관영 CCTV 등 언론들은 북한 포탄 공격으로 한국군 2명 사망 등 사실보도로 보도하다가 당일 북한 뉴스를 접하며 남한의 선제공격, 남북한 교전 발생 등으로 접근 태도를 바꿨다. 관영언론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다. 오히려 한미 양국이 서해에서 미 항공모함을 동원한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발표하자 한국이 또다시 미국을 끌어들여 한반도 안보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연평도 사태 이후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유관 각측이 최대한의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국제사회 역시 (한반도와 그 주변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는데 유리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는데 근본적인 방법이다”며 “어떤 무력 위협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서의 무력위협은 28일부터 서해에서 진행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책임론이 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5북한을 북한을 ‘성난 짐승’으로 표현하면서 중국은 확실히 사자 춤을 출 때 이를 리드하는 춤꾼이 아니다며 서방측 압박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북한을 비난하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국제여론과 달리 중국 외교부는 24일 성명을 통해 남북을 비롯한 유관 당사국에 자제와 냉정을 강조해 북한 편들기에 나선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초점은 연평도보다는 이제 한미 서해군사 훈련을 비난하는 쪽에 맞춰지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5일자 사설에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을 겁주지 못하는 대신 동북아를 경악하게 하고있다’는 제목으로 “중국은 미국 항모의 서해 투입을 단호히 반대하며 이는 단지 구두적 표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비통을 이해하지만 중국의 안보의 벽을 허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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