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의회 의사당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월 말 임기를 끝내는 버냉키 의장의 후임 인선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잠깐 시간을 내 시민 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서머스를 편들었다. 그러나 서머스가 부당하게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하면서도 누구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서머스 전 장관은 빌 클린턴 및 오바마 행정부에서 각각 재무장관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인연을 토대로 연준 의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는 그러나 씨티그룹 등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들로부터 돈을 받고 고문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친(親) 시장주의적 정책 기조와 성차별적 언동 전력도 구설에 오른 상태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19명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을 추천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비공개 모임에 참석했던 존 라슨(코네티컷) 의원도 “대통령이 연준 의장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하지 않았으나 서머스 방어에 매우 단호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측 주장에 맞서 서머스 전 장관을 편들기는 했으나 그를 연준 새 의장으로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이스라엘(뉴욕) 의원은 “대통령이 서머스의 자질을 거론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도 훌륭한 자질을 지닌 후보가 많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따로 만나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여러 후보(long list)가 있고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미국을 위해 옳다고 믿는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백악관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서머스 전 장관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열심히 일한 경제팀 멤버를 옹호한 것으로 받아들여야지 실제 인사와 관련해 추측해서는 안 된다. (새 연준 의장) 인사 발표는 가을 전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