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목질계 바이오연료 상용화 연구 '시동'

나무·옥수수·사탕수수 줄기등 이용 에탄올·가스 생산<br>에너지기술硏 해외공장 설립 기초 타당성 조사 착수<br>식량부족·가격 파동등 부작용 적어 최근에 관심 고조<br>한국 아직 걸음마 수준…경제성 갖춘 기술개발 필요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전(前) 처리 연구를 위한 에너지기술연의 증기폭쇄 연구시설(좌). 나무를 열분해시켜 얻은 이산화탄소(CO), 수소(H₂) 합성가스에서 산소(O)를 제거해 휘발유와 유사한 하이드로 카본을 생산하는 FT 반응로.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한 후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기초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는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경우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한 기초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곡물 계열보다 자원규모가 크고 식량ㆍ사료 부족, 곡물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적은 나무나 옥수수ㆍ사탕수수 줄기 등을 이용해 바이오 에탄올ㆍ가스 등을 생산하는 것. 하지만 국내 토지ㆍ기후 등은 바이오매스를 산업화하는 데 불리하다. 따라서 최근 목질계 바이오매스 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고무ㆍ자트로파(jatropha) 나무 등이 잘 자라는 중국ㆍ동남아 등의 재배지 인근에 바이오매스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에서 직접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방안에 대한 기초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자는 취지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란= 바이오 가스는 음식물 쓰레기나 쓰레기 매립지 등에서 발생하는 저농도의 메탄가스를 이용한다. 바이오 에탄올은 옥수수ㆍ사탕수수 등에서 추출ㆍ정제한다. 바이오 디젤은 콩ㆍ옥수수ㆍ유채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을 처리해 디젤 연료와 유사한 성분으로 바꾼 뒤 디젤유와 일정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바이오 에탄올ㆍ디젤은 대개 옥수수ㆍ사탕수수 등 식용으로 사용되는 곡물을 이용해 생산한다. 따라서 식량ㆍ사료 부족, 곡물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나무나 옥수수ㆍ사탕수수 등 곡물의 버려지는 줄기 등을 이용한 목질계 바이오 연료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 에탄올의 산업화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은 옥수수 줄기, 브라질은 사탕수수 줄기를 이용하는 목질계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옥수수 줄기를 이용하는 바이오 연료 생산연구를 확대해 오는 2017년 상용화하고 2030년에는 바이오 연료 중 목질계 비중을 30%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기술적 해결과제= 바이오 에탄올은 곡물로 술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발효과정을 거쳐 당분으로 만든 뒤 효소를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한다. 반면 목질계에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려면 나무의 세 가지 성분(셀룰로오스ㆍ헤미셀룰로오스ㆍ리그닌) 중 50%가량을 차지하는 셀룰로오스를 당분으로 바꿔주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나무에서 셀룰로오스만을 분리하는 것도, 여기에 분해효소를 결합시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前) 처리 과정을 통해 나무로부터 셀룰로오스 성분만을 추출하고 셀룰로오스 성분에 효소를 처리해 당분을 추출하는 경제성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당분에서 에탄올을 추출ㆍ정제하는 과정은 곡물계 바이오 에탄올 공정과 유사하다. 이밖에 폐목재를 이용해 숯을 만드는 것처럼 열분해 공정을 거쳐 연소 가능한 일산화탄소(CO), 수소(H₂) 합성가스를 추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가스 자체를 사용할 수도 있고 합성가스에서 산소(O)를 제거, 휘발유 성분과 유사한 하이드로 카본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목재를 대량으로 수집하기가 어렵고 목재를 칩ㆍ펠릿 형태로 압축해 고밀도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바꿔주는 기술연구도 필요하다. ◇국내 연구현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전 처리 과정에 대한 초기 연구를 하는 수준이다. 현재 세 가지 방식(고압 증기를 이용해 부풀리는 증기폭쇄, 암모니아를 이용해 리그닌 성분을 녹여 제거, 약산성 용액으로 헤미셀룰로오스를 제거한 뒤 증기폭쇄)의 전 처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1일 200리터의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연구시설은 미국ㆍ덴마크ㆍ프랑스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순철 에너지기술연 바이오에너지핵심기술연구센터장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연구는 이제 막 시작단계로 다양한 형태의 기술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효소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고 전 처리 연구만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의 고무ㆍ자트로파 나무 재배지 인근에 목질계 바이오매스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도 고무나무에서 고무 원액만을 채취한 뒤 버려지는 고무나무 열매를 이용해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기초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간업체의 요청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기술적 타당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재배가 늘고 있는 자트로파 나무에서 기름을 추출한 뒤 남은 찌꺼기를 이용해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거나 브라질 등에서 직접 사탕수수를 재배하며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연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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