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 「담보챙기기」 비상/신용할인 관행 ‘옛말’

◎금고마다 유가증권 가득『금고를 바꿨습니다.』 최근 모종금사 금융부는 기업들로부터 담보로 잡은 유가증권이 너무 많아 금고를 큰 것으로 바꿨다.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기업들에 대해 종금사들이 어음 만기를 연장해 주면서 담보를 철저히 챙기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은 대부분 은행 대출에 대한 담보로 설정돼 있어 종금사들은 채권이나 주식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물로 챙긴 담보용 유가증권이 너무 많아져 금고가 좁아진 것이다. 종금사들이 기업들에 신용으로 어음을 할인해주던 관행이 깨진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에도 없진 않았으나 기아사태 이후 대기업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지면서 종금사들이 너나없이 「담보챙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금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H상사의 경우 자체 보유한 담보가 모자라자 종금사들이 그룹내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을 담보로 챙긴 후에야 어음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사의 「담보챙기기」는 물론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담보를 챙기고 있다. 『종금사 자체의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마당에 신용으로 대출을 해줄 강심장이 어디 있겠느냐』는게 종금사 관계자의 항변이다. 하지만 돈쓸 곳은 많은데 종금사의 커진 금고를 채워줄만한 담보가 충분하지 않은 기업들은 걱정이 태산이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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