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게임도 부도 후유증/신제품 창고서 ‘대기’

◎개발후 발표않고 시장상황 주시대형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잇단 부도한파로 국내 PC게임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꺼리는 등 부도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한국IPC, 멀티그램, 아프로만 등의 연쇄부도 와중에 지난 11일 PC게임전문유통사인 네스코마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PC게임 개발사와 수입업체 및 관련유통업체들의 피해액은 대략 20∼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네스코는 그동안 국내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PC게임을 많이 취급해 왔기 때문에 영세한 국산 게임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시장상황때문에 묶여있는 신제품만도 국내외 게임을 합쳐 모두 30∼40여 종류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PC게임전문업체인 미리내소프트웨어는 이달 초 출시할 예정이었던 대전액션게임 「작은 신들의 전쟁」을 한달째 연기하고 있다. 또 액션아케이드게임「피와 기티」로 잘 알려진 패밀리프로덕션도 「비밀병기」와 「크리스탈 지도」 등 2편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시장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미리내소프트웨어 정재성사장은 『유통사 부도는 결국 제품의 덤핑처분을 통해 공들인 제품을 쓰레기로 만든다』며 『규모있는 유통사가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판에 어떻게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기업 계열의 PC게임제작사들도 신제품 출시를 꺼리기는 마찬가지. 삼성영상사업단이 3월까지 예정된 8종류의 PC게임을 일단 보류했으며, LG소프트와 SKC 등도 4월까지 제품출시를 미뤄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PC게임 유통은 대규모 물량거래보다는 주로 매장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만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 유통업체들은 예전과 달리 현금결제를 위주로 하면서 부실거래처에 대한 채권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산 PC게임유통업체인 코가유통(주) 강석진 사장은 『이번 연쇄부도로 PC게임 유통망 자체가 와해됐다』며 『구조적으로 안정된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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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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