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인력 스카웃 파문/동부전자,현대전자 고급인력 19명 채용

◎현대 “비메모리분야 사업 큰 차질”/동부 “인사불만 자발적으로 왔다”동부그룹이 계열사인 동부전자(대표 한신혁)를 통해 올해 대대적인 반도체사업에 뛰어들면서 현대전자의 비메모리분야 고급인력을 대거 스카우트, 반도체업계에서 인력부당스카우트 파문이 일고 있다. 9일 서울중부지방노동사무소에 따르면 현대전자는 동부전자가 올들어 반도체분야, 특히 비메모리분야에서 임원 5명중 3명, 부서장 19명중 4명 등 연구개발분야의 핵심인력 26명을 부당스카우트 했다고 주장, 지난 7월 부당인력스카우트 신고서를 제출해 왔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지난 2월 비메모리사업을 총괄하던 민위식전무가 동부전자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금까지 비메모리분야 책임연구원 이상 임직원의 15.6%를 동부전자가 부당스카우트, 비메모리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현대전자는 동부전자가 인력을 빼가면서 직급을 1∼2급 높여주고 임금도 연봉 14∼28%인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부전자는 그룹의 신규전략사업으로 반도체산업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총 1조5천억원 규모를 투자, 충북 음성과 장호원 인근 부지 5만여평에 공장을 건립, 플래시메모리 등 비메모리제품의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따라서 대규모 기술인력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반도체업계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기존 삼성전자나 현대전자 등에서 인력을 스카우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현대전자는 동부전자의 민대표가 현대전자 근무 당시의 인맥을 활용, 스카우트 대상자의 범위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우려, 동부전자 측에 수차례 부당인력 스카우트 행위 중단을 촉구했으나 동부전자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측 인사담당자는 『현대전자측에서 인력관리를 잘못해 인사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온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현대전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부사장은 부사장으로 스카우트 대상으로 볼 수 없고 김모씨 등 3명은 아남산업에 입사, 근무했거나 진로를 정한 것으로 스카우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19명은 지난 3월1일부터 연속적으로 입사한 점과 퇴직후 단기간내에 입사한 점, 조금씩 직책이 상향조정됐고 연봉이 14∼28%까지 인상된 점 등으로 볼 때 상대회사에 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동일직종 근로자를 근로조건이나 급여수준을 초과해 채용하는 경우 전직을 희망하는 근로자가 속출, 이직당한 사업장의 경영상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동부전자에 『타사의 근로자를 근무조건이나 급여수준 등을 향상시켜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행정지도에 나섰다. 한편 지난 93년에도 반도체업체간에 대대적인 인력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져 당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는 「반도체 부당인력스카우트방지협약」을 제정, 실시하려 했으나 업체간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최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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