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론스타의 배짱… 당국의 굴욕

금감원 "자제" 요청에도 사상최대 5,000억 중간배당 강행

금융당국이 '읍소'를 하면서까지 론스타에 고배당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론스타는 냉정하게 뿌리쳤다. 론스타가 1일 오후 고배당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비웃듯 외환은행 이사회를 강행하면서 주당 1,510원, 총 9,738억원에 이르는 배당을 강행했다. 외환은행의 지분 51.02%를 보유한 론스타는 인수 후 사상 최대 금액인 5,000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겨가게 됐다. 당초 이사회는 서울 을지로 본점 15층에서 열 예정이었지만 노조의 점거농성 등으로 여의치 않자 인근 신라호텔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론스타는 이번 배당으로 외환은행 인수 당시 투자한 2조1,55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챙겼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래리 클레인 행장에게 합리적 수준의 배당을 권고했지만 그는 "론스타 측에서 이익을 나누기를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버텼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론스타 측이 출구전략을 찾고 있어 고배당을 아예 못하도록 할 방도가 없었다"며 "정말 화가 나지만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4%를 넘어 당국이 현실적으로 은행 측을 압박할 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고 자책했다. 론스타가 당국의 자제 요청을 비웃고 배당을 강행함에 따라 금융당국의 정책실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사후책임론을 우려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결정을 늦추면서 론스타에 또다시 천문학적 금액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결과적으로 국부를 유출한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외환은행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 가격이 현재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현재 외환은행의 이익잉여금은 4조5,000억원가량이며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이 늦어질수록 계속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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