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카메라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등 3대 디지털 영상기기의 명암이 뚜렷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메라폰과 디지털 카메라 판매는 세자릿수대로 급증한 반면 디지털캠코더 판매량은 10%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동영상 촬영기능을 갖춘 카메라폰과 디지털카메라 출시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캠코더 판매가 제자리걸음을 면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4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카메라 내장형 휴대폰은 올 상반기 211만대가 팔려 나갔다. 카메라폰은 지난해 9개월 동안 130만대가 팔렸지만 올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실적의 2배에 가까운 폭발적인 판매를 나타냈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시장조사기관인 GFK마케팅 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43만대가 팔려 지난해 상반기 17만대에 비해 152%나 급증했다. 반면 디지털 캠코더는 같은 기간 6만7,600대(수도권 기준)가 팔려 지난해 5만9,600대에 비해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장 쟁탈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촬영 기능을 강화한 카메라폰이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을 잠식하고 동영상 촬영 디지털 카메라는 저가 캠코더 판매를 잠식하는데 맞서 캠코더 업체들도 복합기능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마다 올 하반기에 100만화소급 촬영기능과 1시간 이상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제품을 쏟아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100만화소급의 경우 고품질 인쇄도 가능해 카메라폰 촬영기능은 장난감 수준에 불과하다는 기존 인식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디지털 카메라 업계는 200만화소 이하 보급형 제품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전문가급에 준하는 400만~500만화소급 제품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동영상 기능도 강화, 캠코더에 준하는 초당 30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여 캠코더 시장까지 빼앗는다는 전략이다.
한편 캠코더 업체들은 고해상도(HD)급 영상 촬영에 400만화소급 고화질 정지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경량 제품으로 맞설 계획이다. 차세대 디지털 영상기기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