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비자금 전면수사
검찰, 추가단서 확보 김재록 의혹과 별도로정몽규 현산회장 거액 비자금조성 혐의도 수사
임석훈기자 shim@sed.co.kr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자금 수사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김재록씨 로비 의혹 수사와는 별도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밝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금융브로커 김재록씨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29일 글로비스 외에 현대차그룹과 관련, 조성된 비자금 단서를 추가로 확보하고 이 사건을 김씨 사건과 별도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수사가 김씨 관련 로비 의혹을 중심으로 이뤄진 '원 트랙(One-track)' 수사였다면 이제 현대차 비자금 조성까지 포함한 '투 트랙' 수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김재록 수사의 지류로 분류했던 현대차 수사를 또 다른 수사 본류로 끌어올려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글로비스의 비자금만 100억원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 등의 소환조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채 수사기획관은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전체 비자금 추적에는 엄청난 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그룹 전체 비리 의혹은) 수사대상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물증이 잡힌 범위 내에서 비자금과 관련된 내용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비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 확대로 현대차그룹의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증축 비리 의혹과 관련한 서울시ㆍ건설교통부 관련자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씨에게 금품을 전달하며 로비를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 대한 수사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현대차 비자금과 별도로 검찰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99년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각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와 관련, 29일 BW를 인수한 브릿지증권(당시 리젠트증권) 명동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 거래 계좌 및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입력시간 : 2006/03/29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