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모주 시장 열기 가라앉나

삼성생명·만도 상장땐 후끈 달아올랐는데…<br>유럽 위기로 증시 급락에 공모가격 대폭 하향조정<br>일부업체 IPO 연기 움직임… 환영철강은 아예 취소


삼성생명과 만도 상장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공모주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유럽발 악재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공모가격을 당초 예정가보다 대폭 하향 조정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아예 주식 공모 자체를 취소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인 삼호개발은 오는 24~25일 실시하는 유상증자 공모 발행가격을 1,87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발행 예정가는 2,775원으로 돼 있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하자 확정가를 33%나 낮춰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하려던 금액도 당초 138억원에서 93억원으로 45억원이나 줄었다. 코스닥업체인 에스지에이 역시 1차 발행가를 870원에서 620원으로 낮췄고 이화전기공업 역시 520원에서 460원으로 내렸다. 그 결과 양사의 모집총액도 각각 40억원과 15억원씩 줄었다. 기업공개(IPO)시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 재진입을 노리던 환영철강은 공모가가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자 상장 계획을 아예 철회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한 업체는 주간증권사와 모집가액 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의 주가 상승과 삼성생명과 만도의 성공적 데뷔로 상장을 준비 중인 업체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라며 "가격 산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모가격의 하락은 최근 유럽발 악재에 따른 시장 변동 확대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IOP에 따른 프리미엄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 삼성생명ㆍ만도 등 대형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기 수요도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지난달까지 활발하게 일었던 주식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움직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상당수 기업들이 IPO를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원하는 공모가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칫 공모 자체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이 많이 안 좋아지자 기업들마다 실패를 우려해 IPO나 증자를 뒤로 미루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시장이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며 우리도 적극적인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공모가격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기업의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공모시장이 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쉬어가는 분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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