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까.’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치보다 낮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경기가 상반기에는 나쁘고 하반기에는 좋아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에는 수출둔화와 더딘 내수회복으로 실물경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민간소비와 투자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2005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1ㆍ4분기 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0.6%포인트 낮은 2.8%로 추정했지만 2ㆍ4분기는 종전대로 3.6%를 유지했고 하반기 성장률은 종전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오는 4ㆍ4분기께 4.5%를 기록하면서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비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점차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LG경제연구원도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에 힘입어 5%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며 하반기 전망치를 당초 4.5%에서 5.2%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1ㆍ4분기 성장률은 3.0%로 저조하지만 2ㆍ4분기 3.6%를 기점으로 3ㆍ4분기 4.6%, 4ㆍ4분기 4.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부터는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1ㆍ4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ㆍ4분기보다 양적으로는 낮아도 내용 면에서는 소비ㆍ투자ㆍ수출 모두 성장세가 확대되는 모습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고유가, 환율, 세계적인 경기둔화 등의 불확실한 대외요인이 잠재해 있어 과연 하반기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율하락 압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연간 수출증가율은 한자릿수(9.3%)에 그치는 반면 수입은 두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흑자액은 당초 기대치보다 적은 140억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정부의 종합투자계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유가와 북핵 문제 등이 불거질 경우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하반기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환율을 세심하게 관리해 불안요인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