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보다는 지급준비율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저우샤오찬(周小川) 인민은행장은 16일 베이징대 강연에서“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을 한다고해서 기준금리 인상을 안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민은행은 두 가지 수단을 동시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11월 이후 3차례를 포함해 올 들어 6번이나 지급준비율 인상에 나선 점을 감안할 때 저우 행장의 이번 발언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급격한 긴축보다는 완만한 긴축을 펴겠다는 의미다.
저우 행장은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중국의 통화 팽창은 무역흑자, 외국인직접투자, 해외자본 유입 등 외부 요인이 큰 상황인 만큼 과도한 유동성이 자산버블과 물가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묶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줘 샤오레이 갤럭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저우 행장의 발언은 인민은행의 최대 관심사가 과도한 유동성에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인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 보다는 지급준비율 인상을 선호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 은행이 총예금 대비 쌓아야 할 준비금이 높아짐으로써 그만큼 대출여력이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