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와 talk talk] 김경수 에몬스 대표

시장 흐름에 맞춘 디자인 개발 주력 "30년 지속성장 비결이죠"


큼지막한 손바닥, 두툼한 다섯 손가락이 역시 ‘목수의 손’이구나 싶다. 신중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를 고르는 김경수(55ㆍ사진) 에몬스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과묵한 CEO였다. 하지만 그의 진중한 이미지와 달리 에몬스가구는 현재 가구업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다크호스다. 올해 초 ‘칸의 여인’ 배우 전도연 씨를 앞세운 CF로 인지도를 높이고, 플라워 패턴의 가정용 가구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월 매출이 2배로 껑충 뛰었기 때문. 올 하반기 선보일 새 디자인을 준비하는 인천 남동공단 내 본사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내년이면 30주년인데, 30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
▦79년 영등포에서 목화가구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부천을 거쳐 인천 남동으로 온 것이 15년 전입니다. 당시 남동공단은 목재단지였지요. 인천 부둣가에 목재가 그득하게 쌓여있었지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가구도 많이 바뀌었지요.
▦옛날엔 여닫이장, 자기장, 티크장을 많이 썼어요. 지금은 하이그로시를 많이 쓰잖아요. 디자인도 예전보다 심플하고 깔끔하게 변했죠. 수납공간도 많아졌고. 가구를 인테리어와 함께 맞추려는 경향도 강해졌어요. 친환경 자재도 요즘 들어 중요해진 것이죠. 플라워패턴 가구로 매출 2배껑충 -가구를 사는 소비자도 변했을 텐데요.
▦일단 가구 값이 옛날보다 많이 내렸지요. 그래서 쉽게 바꾸기도 하고. -그런 변화 속에서 에몬스가 30년을 버틴 힘은.
▦흐름의 변화를 읽은 것. 중소기업은 변화를 읽지 못하면 예외 없이 사라집니다. 부도난 업체는 모두 그랬어요. 부품 하나를 만들어도 최고가 돼야 살아 남습니다. 예를 들어 15년 전만 해도 비싼 고급가구가 인기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요. 에몬스는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고 디자인에 모든 역량의 40% 이상을 집중했습니다. -앞으로 30년을 내다본다면, 에몬스는 무엇이 달라질까요.
▦지금까지 조용하게 내가 할 일만 했는데 이제는 알려야지요. 새 계획을 세워서 가구산업에 대해 포부를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앞으로 전자제품,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을 통일하는 작업에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신소재도 개발하고, 수출도 해야지요. “전자제품과 통일된 디자인 개발” -수출이라면.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겁니다. 수출은 어느 정도 규모의 가구회사가 되면 해야 한다고 봐요. 국내시장이 안정되는 대로 검토할 생각이에요. -요즘 유가도 많이 오르고 경영환경이 나쁘다고 하는데.
▦아직 그렇게 부담이 크진 않습니다. 원자재가 되는 파티클보드(PB)는 2~3년 전에도 환율 때문에 많이 오른 적이 있어요. 차차 안정화될 것이라 봅니다. -업계에서 최근 에몬스의 가파른 매출성장 이유를 궁금해 합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3년 전부터 매출이 신장하기 시작했지요. 새로 나온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았어요. 목재가공 OEM을 늘려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도 작용했고.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800억원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은 30주년이니 1,000억원 정도 해야지요. (웃음) -디자인에 직접 간여 하시나요.
▦디자인은 디자인실에서 합니다. 저도 관심을 가지긴 하지만 젊은 사람이 보는 시각과는 또 다를 수 있으니까. 전 디자인 외에 생산, 자재, 홍보, 대리점 등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사업 초기엔 직접 가구를 만드셨지요.
▦그럼요. 예전엔 한 세트를 만들려면 두 사람이 열흘 동안 꼬박 매달려야 했어요. 지금은 기계가 뚝딱 만들지만. 사람이 하는 일도 목재를 자르는 일을 맡으면, 다른 일 안 하고 하루종일 목재만 잘라요. 올 매출 작년比30% 늘어 800억 -만드는 재미는 예전이 더 컸겠네요.
▦내 손으로 만든 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성취감이 컸어요. 최고로 잘 만들자, 디자인 좋게 만들자, 최선을 다했으니까. 지금은 물론 그때 같은 아기자기한 재미는 없지요. -현재 집에서 쓰시는 가구는.
▦이사 들어갔을 때 이미 있었던 붙박이장을 빼고 식탁, 소파 등 나머지는 전부 에몬스를 씁니다. 쓰면서 두고두고 품질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 (웃음) 집에 다른 회사 가구는 없습니다.
■ 에몬스가구는




엄격한 품질관리…10년연속 디자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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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9년 설립된 에몬스가구는 중견가구업체로서 가정용가구에서 출발해 수입엔틱가구, 아파트 특판가구, 사무용가구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에몬스(EMONS)란 감성을 의미하는 영문 이모셔널(emotional)과 스타일(style)을 합성한 브랜드 이름이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본사와 공장에는 2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전국에 180여 개 직영점이 운영되고 있다.
에몬스는 매년 상ㆍ하반기 전국 직영점 운영주를 모두 초청한 신제품 품평회를 개최, 디자이너들의 작품 가운데 시판할 제품을 직접 선별하는 등 엄격한 디자인과 품질 관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9년 연속 우수디자인(GD)으로 선정되고, 10년 연속 한국산업디자인상을 수상하기로 했다. 또 ‘그린필링 프로젝트’를 가동해, 장롱 안에 천연옥ㆍ천연황토로 마감된 자재를 쓰는 등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마친 3년 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에몬스는 지난해 57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80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3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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