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휘발유 팔아 남는 이익 새고 있다"

尹재정, 주유소 현장 점검서 정유사에 일침

물가점검에 나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태봉 셀프주유소에서 직접 기름을 넣고 있다./이호재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석유제품의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이익이 어딘가로 새고 있다"며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대한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윤 장관은 15일 물가 현장 점검차 서울시내 셀프주유소와 마트(농협)주유소를 직접 방문해 주유소 업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공교롭게도 방문한 두 곳 모두 일반 주유소에 비해 가격이 낮은 곳이다. 한 주유소 사장이 "정유사들이 기름 값을 사후 정산해 가격도 모른 채 제품을 팔고 있다. 기름 값이 비싸도 카드수수료 등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자 윤 장관은 "주유소들은 소비자에게 가격을 공개해 투명한 경쟁이 이뤄지는데 정유사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고유가의 책임을 정유사에 돌렸다. 윤 장관은 "소비자로부터 얻는 이익이 어딘가로 갈 텐데 주유소에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유통 과정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기름 유통 과정에) 확실히 독과점에 따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이며 정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정유 독과점을 손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 값이 묘하다"고 말한 후 윤 장관이 직접 정유 등 대표적인 독과점 업종에 대한 점검을 약속했지만 기름 값의 경우 중동사태 등의 여파로 오히려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이 자리에서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주유소는 적자운영을 하는 곳이 많지만 정유사들은 큰 이익을 보고 있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며 정유사들을 공격했다. 그는 "정유사들은 최근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 이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 싸게 파느니 해외에 팔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현재 구도라면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싸게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수입사를 늘려 경쟁시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유소 업주들이 윤 장관에게 ▦카드 수수료 인하 ▦현금결제시 기름 값 할인 ▦유류세 탄력조정 등을 건의했지만 재정부는 공식적으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정부로서는 기름 값을 잡기 위해 정유사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